메이저리그(MLB) 통계 전문 사이트인 팬그래프는 16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 현황을 소개하면서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와 프레디 프리먼, 무키 베츠(이상 LA 다저스) 외에도 몇몇 선수들이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김하성의 이름을 꺼냈다.
김하성은 15일 기준 올 시즌 114경기에 출전, 타율 0.283 15홈런 42타점 65득점 27도루 OPS 0.82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때 bWAR(베이스볼 레퍼런스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에서 야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었고, 최근에도 5.7을 기록하며 아쿠냐(6.3)와 베츠(5.7)에 이어 3위에 위치하고 있다.
전반기만 해도 김하성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선수였다. 지난 2년 동안 장기였던 뛰어난 수비를 앞세워 좋은 평가를 받긴 했으나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타율 0.258, OPS 0.760을 기록, 지난해(타율 0.251, OPS 0.708)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타격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2022시즌 150경기에서 11개를 터트렸던 홈런이 올해는 전반기 85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하며 페이스가 빨라졌다는 점이 그나마 눈에 들어왔다.
특히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8일까지 꾸준히 매 경기 2차례 이상 출루에 성공, 스즈키 이치로가 2007년 세웠던 아시아 선수 연속 멀티출루 기록(15경기)과 타이를 이뤘다. 또한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전부터 이달 12일 애리조나전까지 16경기 연속 안타를 달성하며 2013년 추신수(41·현 SSG)가 신시내티 시절 달성했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 기간 김하성은 58타수 24안타, 타율 0.414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다.
다만 매체는 김하성의 약점도 지적했다. WAR을 수비로 벌어들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하성은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수비 WAR 1.9를 기록,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공격 WAR도 4.2로 공동 7위에 등극하긴 했으나 수비만큼은 아니었다. 그나마 팬그래프에서는 수비(11위)와 공격(10위) WAR 순위가 비슷하게 나왔다. 매체는 "김하성의 경우는 그의 경이로운 수비에 기반을 둔 수치로, 사실 수비만 가지고는 MVP를 차지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김하성은 한국인 역대 MVP 투표 최고 순위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시절인 2010년 아메리칸리그 MVP 14위에 오르면서 최초로 표를 받았고, 2013년 신시내티에서는 내셔널리그 12위를 기록하며 한국 선수 최고 순위에 올랐다. 이후 류현진(36·토론토)이 2019년 내셔널리그 19위, 2020년 아메리칸리그 13위라는 성적을 받아들였다. 아무도 10위 이내에 들지 못했다.
당시 추신수는 두 번 모두 6위표를 한 장씩 받았다. 현재 리그 최정상급 선수가치를 기록 중인 김하성은 이대로라면 추신수를 넘어 5위 이상의 표를 한 장이라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 역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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