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6만원 돌려준대"…버스요금 오르자 '짠테크' 나서는 시민들

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 2023.08.14 15:45

조조할인·알뜰카드·따릉이…버스요금 부담에 절약법 고민

사진=뉴시스

"아침잠을 줄여야 할까 싶네요."

지난 12일부터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기본요금이 인상됐다는 소식에 직장인 김솔씨(29)는 한숨을 내쉬었다. 1주일에 12번 정도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는 김씨는 "그동안 출퇴근 버스를 이용하면 한 달에 7만~8만원 정도 교통비가 나갔다"며 "버스비가 300원 인상되면 이번 달부터는 9만원으로 늘어난다. 1년으로 따지만 12만원 늘어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침 6시30분 이전에 버스를 타면 20% 조조할인 혜택을 받는다고 들었다"며 "일주일에 2~3번 정도라도 아침잠을 줄여야 할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기본요금이 8년 만에 인상되면서 고물가 시대를 버텨내고 있는 시민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교통비가 늘어난 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대중교통 할인 혜택들을 찾아보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간·지선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순환·차등버스 1100원에서 1400원으로, 광역버스는 2300원에서 3000원으로, 심야버스 2150원에서 2500원으로 올랐다.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됐다.

16년간 동결됐던 어린이·청소년 버스 요금도 올랐다. 청소년 간선·지선버스 기본요금은 720원에서 900원으로, 어린이는 450원에서 550원으로 올랐다. 오전 6시30분 이전에 이용하는 버스에 대해서는 기본요금의 20%를 할인해주는 조조할인이 여전히 적용된다.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은 오는 10월7일부터 150원 인상된다. 교통카드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1250원에서 1400원으로 조정된다. 시는 서민 부담을 감안해 올 하반기와 내년 하반기 두 번에 걸쳐 150원씩 올리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약 1년 사이 300원이 오르는 셈이다.

이번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오랜 기간 누적됐던 운송 적자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버스는 평균 5400억원, 지하철은 9200억원 수준의 적자가 발생했다. 시는 요금을 300원 인상하면 3년간(2023∼2025년) 평균 운송적자 전망치가 지하철은 3162억원, 버스는 2481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어쩔 수 없는 결정이지만 시민들의 부담은 작지 않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강남구청까지 출퇴근한다는 김재은씨(28)는 "8년 동안 버스비를 안 올렸다고 하니 어느 정도 필요한 것 같긴 하다"면서도 "그동안 한 달에 9만원 정도 교통비가 나왔는데 이번 달부터는 11만원 정도 나올 것 같다. 버스 요금이 늘어난 만큼 배달비도 줄이고 커피 마시는 것도 줄이고 불필요한 지출을 정리해야겠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다인씨(30)는 "주변에 점심값 아끼려고 도시락을 싸거나 술 마셔도 택시 타지 않기 위해 막차를 타는 사람들도 많다"며 "이제는 버스비, 지하철 비용도 올라서 다들 평일 오후에는 약속도 조금씩 줄여야겠다고 장난 반 진담 반으로 말한다. 교통비는 고정비용이라 한 번 오르면 크게 느껴지는데 국민들 심적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4일 직장인 김민경씨는 버스요금 인상 소식에 알뜰교통카드를 발급받았다. /사진=김지은 기자

알뜰교통카드, 따릉이 자전거 등 대체 수단을 이용하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알뜰교통카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로 적립되는 것을 말한다. 월 최대 6만6000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지난 13일 신용카드 플랫폼 드고릴라에 따르면 자사 웹사이트 내 '교통 혜택' 일평균 검색량은 6월 대비 7월부터 8월7일까지 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알뜰교통카드'에 대한 일평균 검색량 역시 247% 증가했다.

일주일에 10회 이상 버스를 탄다는 직장인 김민경씨(29)는 "버스 요금이 인상된다는 소식에 알뜰교통카드도 최근에 발급받았다"며 "하루에 350원씩 환급되는데 쏠쏠하다. 날씨도 선선해지면 따릉이 정액권을 끊어서 이용할까 생각 중이다. 30일 정기권은 5000~7000원이라서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버스 통합정기권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생 박민영씨(24)는 "지하철은 정기권이라도 있어서 할인이라도 받을 수 있었는데 버스는 당장 그런 게 없어서 더 부담된다"며 "버스 정기권이 생기면 구매할 의향이 100%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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