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값 그새 올랐네"…유류할증료 인상하는 항공업계 속사정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 2023.08.14 16:43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불과 한 달 전 배럴당 100달러를 하회하던 항공유 가격이 최근 120달러를 넘어섰다. 엔데믹 이후 늘어난 여객 수요를 발판으로 실적 호조를 이어가려는 항공업계의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14일 S&P글로벌커머디티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항공유(Jet Fuel)의 세계 평균 가격이 배럴당 124.61달러를 기록했다. 8월 첫째주 평균 가격인 배럴당 119.82달러보다 4% 상승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한주 평균 항공유 가격은 전주 배럴당 97.78달러 대비 3.9% 오른 101.59달러를 기록해 100달러를 돌파한 뒤 오름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7~8월 국제유가 급등으로 배럴당 170달러를 상회하던 수준에는 못 미치나 업계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항공유 가격 상승은 세계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과 러시아의 원유 수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센트(0.45%) 오른 배럴당 83.19달러를 기록해 7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8월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감산을 유지한다면 추가적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본다. OPEC+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감산에 합의한 뒤 올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추가 감산을 깜짝 발표했다. 사우디는 기존의 감산 기조를 최소 9월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고정비 지출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의 항공유 매입 비용은 전체 매출의 3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가격 변동이 수익성을 크게 좌우하는 구조다.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유가 1달러 오르면 약 3000만 달러 손실을 본다. 반대로 항공유 가격이 내려가면 원가를 절감해 수익이 개선된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저유가일 때 항공유를 미리 사두는 헤지(위험회피)로 대비한다.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 인상으로도 대응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이 9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를 9900원으로 책정했다. 8월(6600원) 대비 50%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가격을 올렸다. 유류할증료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사들의 기름값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본 운임에 할증 형태로 부과하는 요금이다. 유류할증료 인상은 여객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류할증료는 이동거리에 비례하기 때문에 국제선 가격 부담이 더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8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 이동거리에 따라 추가로 붙는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1만5600원∼11만4400원이다. 지난달 적용된 1만4000원∼10만7800원에서 소폭 올랐다.

항공유 가격 때문에 성수기 효과가 반감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여객 수요는 엔데믹 상황과 3분기 성수기가 맞물려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또 중국이 6년 5개월 만에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 하늘길 수요 회복 기대가 커졌다. 항공사들은 모두 비수기로 꼽히는 올 2분기 여객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과거 대비 최근 많이 내려오긴 했지만 유가가 오르면 어쩔 수 없다"며 "여객 수요는 견조하지만 연료비가 영업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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