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달 31일 우리종합금융을 시작으로 우리자산운용,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5개 자회사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임직원들과 상반기 실적을 리뷰하고 하반기 영업계획을 논의했다.
임 회장의 자회사 소통 행보는 '벼랑 끝에 있다는 위기의식'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이자이익이 지난해대비 7.5% 늘었으나 비이자이익이 22% 감소하면서 당기순이익이 1조5386억원으로 12.7% 줄었다. 이는 5대 금융그룹 중 가장 적은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직후인 만큼 함께 위기의식을 공유하려는 의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이 방문한 5개 자회사 중 우리자산운용을 제외한 4개 자회사도 모두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현장 방문에서 임 회장은 계열사 상황에 맞게 구체적으로 하반기 방향을 주문했다.
우리종금에는 "기업금융 강화에 집중하고 기업들에 종합솔루션 제공을 위해 은행과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우리종금이 기업대출 중심의 영업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우리자산운용에는 "신성장사업펀드 및 퇴직연금 등 핵심사업에 집중해 고객수익률을 제고하고, 나아가 그룹 내 운용사의 위상도 제고하도록 힘써달라"고 했다.
지난 3일에는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우리카드를 방문해 박완식 대표 등을 만나 "기업카드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중요하다"며 "독자 결제망이 구축된 만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다가 이번에 독자 결제망을 구축했다.
임 회장은 지난 7일 우리캐피탈과 우리저축은행을 방문했다. 우리캐피탈에는 "자동차 금융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설비·기계 등 리스 사업을 통한 기업금융 강화에 집중해달라"며 "타타 대우사용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차질없이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캐피탈은 지난 6월 인도 타타그룹 산하의 트럭 전문 제조사인 타타대우상용차와 조인트벤처(JV)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임 회장은 우리저축은행을 방문해서는 "하반기에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건전성 개선에 집중하고, 상생금융 확대에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최근 저축은행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직접 건전성 관리에 힘쓰는 모양새다.
아울러 임 회장은 모든 그룹사에 계열사간 시너지를 키울 것을 강조했다. 임 회장은 "본업 경쟁력 강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계열사 간 시너지가 중요하다"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해 은행 뿐만 아니라 계열사들이 동참해 기업들에게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기준 순이익에서 은행 비중이 96%로 △KB 62% △신한 64% △NH농협 73% △하나 91%보다 월등히 높다. 증권, 보험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으나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은 우선 자회사 간 협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량한 IB딜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참여하며 우리자산운용이 조성하는 펀드에 다른 자회사가 적극적으로 투자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 밸류체인(분업·협업) 강화를 위한 자회사 공동영업을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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