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회복 가능? 빗썸이 꺼내든 코인 '제로 수수료' 유혹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3.08.10 14:32

[코인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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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빗썸이 28일부터 별도 공지 시까지 BTC 마켓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매수·매도 주문 건에 대해 무료 수수료를 적용하며, 이벤트 종료 시 사전 안내 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모습. 2023.6.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 2위인 빗썸이 무료 수수료 카드를 꺼내 들자 업계 관심이 쏠렸다. 한때 한 자릿수대까지 밀린 점유율 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시동을 건 것이다.

일단 빗썸은 무료 수수료 정책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점유율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하지만 빗썸 수수료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비슷한 경쟁을 한 바 있었지만 큰 소득 없이 끝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빗썸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일부 가상자산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 중이다. 빗썸의 기존 수수료는 0.04~0.25% 수준이다. 0.25%는 국내 거래소 가운데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빗썸에서 수수료 무료 정책이 제공되는 가상자산은 현재까지 쎄타퓨엘, 피르마체인, 쓰레스홀드 등 20종이다. 일주일마다 거래 수수료 무료 가상자산을 10종씩 추가 공개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BTC마켓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도 진행 중이다.

빗썸에 따르면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 이후 애플리케이션 평균 사용 시간이 20% 가까이 늘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신규 앱 설치 건수도 전주(7월 25~31일)와 비교해 10% 증가했다.

빗썸 이벤트는 거래소 이용자 유입을 증가시켜 거래 유동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올해 한 때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진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벤트 종료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매출 타격 있겠지만... 점유율 회복 우선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3.7.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빗썸 매출액의 대부분(99% 이상)이 수수료 매출이기 때문에 무료 수수료 정책이 지속될수록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빗썸코리아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59.34%, 80.83% 줄어든 507억원, 162억원을 기록했다.

빗썸 관계자는 "점유율 등이 한 곳에 독점되다 보니 더 이상 밀리면 힘들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 있었다"며 "수익이 없는 걸 각오하더라도 일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해보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시간 거래대금 기준 업비트 1조2973억원, 빗썸 2446억원, 코인원 365억원, 코빗 41억원, 고팍스 7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원화마켓 점유율을 계산해보면 업비트가 82%, 빗썸 15%, 코인원 2% 이외 고팍스와 코빗이 1%대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액이 많은 투자자에겐 확실히 수수료율이 낮은 게 유리하다. 현재 기본 수수료는 업비트가 0.05%로 가장 낮다. 빗썸과 코인원 등 일부 거래소는 이미 거래액이 많은 사용자만 선별적으로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빗썸은 30일간 누적 거래액이 200억원 이상인 경우만 거래액 5억원까지 0.04%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쿠폰을 20만원에 판매(90일간 사용 가능)하기도 한다. 코인원은 월 거래액이 30억원 넘으면 수수료 무료 우대 혜택을 준다.


수수료 출혈 경쟁 시작되나?


비트코인

이전에도 투자자 유치를 위해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이 불붙은 적 있다. 지난해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고팍스가 수수료 0% 이벤트를 진행하며 신호탄을 쐈고 코빗도 지정가 주문에 대해 0.05% 수수료 지급 이벤트를 진행했다.

일각에선 업계 2위 빗썸의 공격적인 수수료 이벤트가 업계 전반으로 퍼져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빗썸뿐 아니라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매출액의 대부분이 수수료에서 나오는데 출혈 경쟁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하지만 빗썸의 수수료 정책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거란 분석도 많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거래소들이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단기적으로 했지만 반짝 효과만 있을 뿐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수수료 장사로 먹고사는데 들어오는 수입은 없고 회원 확보 차원이라긴 하지만 출혈이 클 수 있다"며 "안 그래도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제살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은 안 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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