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카눈이 내일(10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한 뒤 600mm의 비를 뿌리고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대한항공은 이날 김포~제주, 인천~부산, 제주~부산 등 총 37편의 국내선 결항을 결정했다. 다음날에도 총 71편의 운항 중단이 예정돼있다. 국제선의 경우 인천~후쿠오카와 나리타~부산 등 총 5편이 결항됐고 내일(10일)도 나리타~부산과 부산~타이베이 등 총 7편이 뜨지 못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후쿠오카 노선만 결항된 상태고, 제주항공은 국내선 총 28편, 국제선 4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항공업계는 태풍의 이동 방향을 지속 모니터링해 추가 결항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바다에 인접해있는 조선업계도 피해를 막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HD현대중공업은 위험물질을 안전지대로 이동시키고 군함 2척을 포함해 총 7척의 선박을 피항 조치했으며 건조 중인(13척) 선박들은 계류 로프를 보강해 강풍에 대비했다. 한화오션은 태풍 방재 종합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기로 했다. 일부 선박들은 서해 또는 동해로 피항 조치했고 옥외 작업 중단, 크레인 작업 중단, 해상 크레인 조기 피항 등으로 대응 중이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의 악몽을 경험한 포스코는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물이 들이닥칠 것에 대비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정문과 3문에 이르는 1.9km 구간에 차수벽을 쌓았다. 여기에 더해 제방 붕괴에 대비하기 위해 제철소 외곽 냉천 토사 제방 1.65km구간에 시트파일 4150개를 설치했다. 변전소와 발전소, 원정수설비 등 핵심시설에도 차수설비를 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준비를 끝냈다. 침수 대비 핵심설비 및 우수 유입이 예상되는 지역에 0.5~1m 높이의 차수벽과 차수판 설치했으며 침수 취약개소인 원료야드 지역에는 지상 및 지하 저류조에 빗물을 저장하고, 저장된 빗물을 일 7만톤의 처리능력을 가진 처리설비를 통해 처리 후 해양으로 방류키로 했다.
중대본은 아울러 행정·공공기관과 유관 민간기업·단체에 내일 오전 유동인구 최소화를 위해 재난대응 유관업무 종사자를 제외한 근무자의 출퇴근 시간조정을 적극 시행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세계잼버리 야외활동 프로그램도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태풍 카눈 북상에 따른 비상대피 현황 브리핑'을 갖고 "세계잼버리 참가인원들의 영외 프로그램은 사실상 이날까지만 가능하다"며 "내일 일정은 실내 프로그램이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영외 프로그램이 어렵다는 것은 제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제가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 장관으로 여기에 이견이 있으면 저는 제 의견을 관철시키려고 한다"며 "내일 태풍이 우리나라 정중앙을 통과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영외에서 활동하도록 그냥 놔둘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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