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km 차수벽 두른 포항…포스코, "작년의 악몽 올핸 없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3.08.09 16:24
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 2문, 3문 출입구에 설치된 차수문/사진제공=포스코
제6호 태풍 '카눈(KHANUN)' 상륙이 하루 남았다. 작년 태풍 힌남노의 악몽을 경험한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물이 들이칠 것에 대비해 길이 1.9km의 차수벽을 설치하고 배수로를 늘렸다. 전사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해 현장 직원들은 자기 위치를 지킨다.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했지만 제철소가 밀집한 포항과 광양, 당진엔 긴장감이 흐른다.

9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카눈은 오는 10일 오전 3시경 통영 남쪽 120km에 도달한 뒤 오후 3시경엔 태풍의 중심부가 대전 등 중부 지역에 머무를 전망이다. 한반도 전체가 카눈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카눈 상륙이 현실화하자 철강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작년 9월 태풍 힌남노가 남긴 상처가 역대급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인근 하천의 범람으로 용광로가 멈춰 제품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고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변전실 등이 침수됐다. 이 같은 피해는 그해 실적에까지 영향을 줬다.

악몽의 재연을 막기위해 업계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정문과 3문에 이르는 1.9km 구간에 차수벽을 쌓았다. 지난 5월 이 작업을 완료했다. 여기에 더해 제방 붕괴에 대비하기 위해 제철소 외곽 냉천 토사 제방 1.65km구간에 시트파일 4150개를 설치했다. 변전소, 발전소, 원정수설비 등 핵심시설에도 차수설비를 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도 준비를 끝냈다. 침수 대비 핵심설비 및 우수 유입이 예상되는 지역에 0.5~1m 높이의 차수벽과 차수판 설치했으며 침수 취약개소인 원료야드 지역에는 지상 및 지하 저류조에 빗물을 저장하고, 저장된 빗물을 일 7만톤의 처리능력을 가진 처리설비를 통해 처리 후 해양으로 방류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에 설치한 차수문/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침수와 토사유출 예방을 위해 수중펌프와 모래주머니 등 자재를 현장에 비치해뒀다. 수개소 확인 및 절연 포장 점검, 누수개소 전기기구 이동조치 및 차단기 작동상태 점검도 마쳤다. 동국제강은 태풍이 발생하는 기간 동안 사업장별로 비상대응조직을 가동한다. 취약개소 집중 점검 및 강풍 대비 활동을 실시하고 배수로 이물질 누적 여부 사전 점검을 맡는다.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카눈 상륙이 당장 내일인 만큼 업계는 마지막 현장 점검에 나섰다. 야적 제품 창고 내 임시 이적 및 받침목 높이를 끌어올리고 원료의 유실과 붕괴를 막기 위해 옥외 원료에 덮개를 설치하고 있다. 비상연락망과 대응조직도, 상황실 운영 등 전사 비상대응 체계를 다시한번 점검하고 있다. 인사 사고 대비에도 나섰다. 감전 사고를 막기위해 누수개소를 확인하는 한편 절연 포장과 차단기 작동 상태를 다시한번 점검하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준비는 최대한 했지만, 만일을 대비해 내일 현장 직원들이 최대한 자리를 지키도록 해 현장 상황에 대응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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