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30분 기준으로 후오비의 24시간 동안의 현물 거래 규모는 1조 5376억원으로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7위다. 2013년 중국 베이징에서 설립된 후오비는 현재 100개국 이상에서 가상자산 현물거래, 마진거래, 선물거래 파생상품 거래, 스테이킹, 대출 등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최근 후오비는 자산이 꾸준히 감소해 충분한 준비금을 쌓아두지 못했다는 루머에 시달렸다. 또 중국 공안이 불법 도박 사이트에 결제·정산 서비스 제공한 혐의로 가상자산 거래소 임원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저스틴 선 트론(TRX) 창업자 겸 후오비 고문을 조사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도 퍼졌다.
이 같은 루머는 즉각적인 '코인런'(코인 대량 인출)으로 이어졌다. 지난 6일(현지시간) 코인 텔레그래프는 루머의 영향으로 후오비의 총 예치금(TVL)이 30억 9000만달러(약 4조 648억원)에서 25억달러(약 3조 2887억원)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주말 사이 6400만달러(약 842억원)이 유출된 셈이다.
후오비와 관련된 루머가 공개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블록체인 투자사 시니암하인벤처스의 아담 코크란 애널리스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후오비의 재정 상황과 관련해 "후오비는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을 합해 9000만달러(약 1183억원) 미만의 준비금만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코크란에 따르면 후오비는 과거 자체 감사 결과 6억3000만달러(약 8287억원) 상당의 테더를 보유하고 있고 월렛 잔액은 6억3100만달러라고 밝혔다. 코크란은 "후오비는 사실상 거의 파산 상태"라며 "이런 위험을 사전에 감지한 바이낸스가 서둘러 USDT를 대량 매도했을 것"이라고 했다.
후오비는 공지를 통해 준비금 부실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후오비의 자산은 여러 곳에 분산돼 있으며 2022년 11월 말부터 주요 주소를 자발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라며 "후오비는 올해 초부터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상승 모멘텀을 유지해 왔고 사용자와 자산 변동 모두 정상 범위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후오비가 공개한 주요 지갑 주소에 따르면 자산은 29억5421만달러(약 3조8818억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이 24.7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또 자체 발행 코인인 후오비토큰(17.16%), 트론(17.57%), STUSDT(13.57%), 테더(9.2%), 기타(17.74%) 등으로 구성됐다.
후오비가 발행한 가상자산의 가치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점도 악재였다. 이날 오후 5시38분 기준으로 후오비토큰은 전일 대비 0.24% 내린 2.6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 1년 가운데 가장 고점이었던 지난해 10월26일과 비교하면 72.32% 하락했다. 역대 최고점인 2021년 5월12일과 비교하면 93.46% 내렸다.
후오비를 둘러싼 루머가 처음이 아닌 만큼 업계에서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후오비가 정말 파산 위기에 처했다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설전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며 "비록 FTX가 갑자기 파산하긴 했지만 후오비는 규모가 있는 거래소인데다 파산설은 오래전부터 반복됐던 만큼 파산 위기는 사실무근일 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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