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만에 '개미지옥'…초전도체주 급락 배후는 '알고리즘'?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23.08.09 09:41
/사진=유안타증권.

지난 8일 초전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 하락과 관련해 알고리즘 매매에 따른 급락이 의심된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왔다. 유사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일 "전날 초전도체 관련주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응집물리이론센터(CMTC)의 발표 뉴스로 급락했다"며 "주목하는 것은 조정보다 진행된 시간이다. 민감한 이슈인 것은 사실이지만, 관련주의 조정과 거래량 증가는 오후 2시 이후부터 사실상 20분 만에 완료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2시12분경 매도 주문이 주가 하락에 결정적이었는데, 7거래일 간 회자된 이슈인데다가 다수의 개인투자자 분포를 감안하면 8분의 조정시간은 극히 짧다"고 했다.

고 연구원은 "패닉셀의 투매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해당 테마로 시세를 견인한 기존 매수자의 매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해당 종목들 대부분은 펀드 기반의 기관, 외국인이 투자하기에는 작은 사이즈의 종목이고, 공매도 또한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관련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짧은 시간의 거래량 폭증과 호가 하락에서 알고리즘 매매와 주로 사용되는 직접시장접근(DMA, Direct Market Acess) 채널 거래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7~2018년 발생한 미국 시타델증권의 DMA를 이용한 알고리즘 매매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시타델증권은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메릴린치증권 창구를 통해 264종목에 대해 6786회 거래를 단행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 시타델증권이 고가·물량소진 매수 주문으로 호가 공백을 만든 뒤 지정자 매수 주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장가격을 왜곡했다고 판단해 과징금 118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초단타 매매에 따른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최초 과징금 부과 사례였다. 시타델증권은 과징금 부과 조치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고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리튬 관련주의 급등락도 알고리즘 매매가 의심된다고 했다. 같은 달 12일 합병 이슈에 따른 셀트리온 3사의 급등락도 알고리즘 매매 의심 사례로 언급했다. 6월 26일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 급등락 사례도 들었다.

그는 "이미 한국거래소는 7월 25일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와 일반 위탁계좌 간 시세조종 행위 의심 종목과 계좌군을 확인해 감독 당국에 통보한 점을 밝혔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다수 종목에서 저항 없는 주가 급등락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족한 리소스 하에서 조종 행위는 고도화되고 있고, 법리적 절차 진행까지 심의 절차가 복잡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의 리스크 노출은 거래일마다 진행되고 있다"며 "거래질서 문란 계좌 지정 등 행정적 조치에 대해 당국이 좀 더 과감해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증시에서 서남은 29.98% 급락해 883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 22.36% 급등했지만 오후 미국 연구진 발표가 나오면서 급락해 하한가로 마감했다. 하루 주가 변동 폭이 50%를 넘는다. 덕성은 29.41%, 모비스는 25.63%, 서원은 24.02% 떨어졌다. 국일신동대창, 파워로직스는 16~19%대 낙폭을 보였다. LS전선아시아인지컨트롤스, 한양이엔지는 10~12%대 떨어졌고 신성델타테크아모텍은 6%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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