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호주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로부터 미국 현지 천연흑연 음극활물질(음극재) 도입을 추진한다. 삼성SDI는 2025년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JV) 가동을 시작으로 북미 배터리 생산을 본격화한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확보를 위한 공급망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시라는 이런 내용의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지난 8일 체결했다. 시라는 호주 연방 증권투자위원회(ASIC) 공시를 통해 삼성SDI 배터리에 시라 음극재를 탑재하는 실증을 내년 7월까지 진행하고, 적합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2026년부터 연간 1만톤의 음극재를 공급하는 내용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음극재 공급은 미국 현지서 이뤄진다. 현재 시라는 루이지애나주에 내년 가동을 목표로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호주 흑연 전문업체인 시라는 세계 최대 흑연 매장지로 알려진 아프리카 모잠비크 광산을 소유·운영 중이다. 원료 조달부터 음극재 생산이 가능한 기업인데다 미국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산 천연흑연 음극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시라는 이번 MOU를 통해 국내 배터리 3사와 모두 손을 잡게 됐다. 시라는 지난해 7월 SK온·포드와 천연흑연 음극재 수급 관련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천연흑연 공급을 위한 MOU도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025년 2000톤을 시작으로 도입 물량을 점차 확대해가기로 약속했다.
삼성SDI를 비롯한 주요 배터리사가 시라와 손을 잡은 것은 AMPC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3사는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충족과 AMPC 확보를 위해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뒀거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RA)을 체결한 곳으로부터의 광물·소재 도입에 열을 올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 SQM과 10만톤 규모의 7년 리튬 구매 계약을 비롯해 다수의 미국·호주·독일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SK온도 SQM, 호주 레이크리소스 등과 파트너십을 맺는 등 공급망 관리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3사 가운데 북미 배터리셀 생산이 가장 늦은 삼성SDI도 이번 시라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다수의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맞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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