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신기루였네" 초전도체 테마주 와르르…'13일 천하'로 끝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하수민 기자 | 2023.08.09 05:30
X 화면 캡처

꿈의 기술인 줄 알았는데 신기루였다. 미국 연구진이 이석배 퀀텀에너지 연구소 대표 등이 발견했다고 주장한 초전도체 물질(LK-99)이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결론 내면서 관련 테마주들이 일제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테마주 집중점검까지 예고돼 당분간 테마주 투심이 고개를 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서남은 전일대비 3780원(29.98%) 급락해 883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 22.36% 급등했지만 오후 미국 연구진 발표가 나오면서 급락해 하한가로 마감했다. 하루 주가 변동 폭이 50%를 넘는다. 덕성은 3500원(29.41%) 떨어져 8400원을 기록했고 모비스는 970원(25.63%) 급락한 2815원, 서원은 591원(24.02%) 하락한 1869원에 마감했다. 국일신동과 대창, 파워로직스는 16~19%대 낙폭을 보였다. 이외 LS전선아시아와 인지컨트롤스, 한양이엔지는 10~12%대 떨어졌고 신성델타테크와 아모텍은 6%대 하락해 장을 마쳤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응집물리이론센터(CMTC)는 이날 오후 X(옛 트위터)에 "슬프지만 우리는 이제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LK-99는) 상온, 심지어 저온에서조차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그저 매우 높은 저항을 가진 저품질의 재료일 뿐이다. 진실과 싸우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데이터가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과 인도의 연구진도 지난 6일과 7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합성한 물질에서 초전도체로서의 특징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전도체 테마는 13일 천하로 막을 내리게 됐다. 초전도체 테마가 증시를 휩쓸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7일부터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 물질인 'LK-99' 개발에 성공했다는 논문이 국내에 알려진 이후부터다. 이 대표 연구팀 측은 지난달 22일 '아카이브'에 납, 구리, 인회석을 활용해 'LK-99'라는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들고 400K(127℃) 임계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서울=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 지난달 22일 한국 연구진인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며 국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전도체는 전류가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저항 없이 흐를 수 있게 하는 물질로 자기부상열차,초고속 컴퓨터, 에너지 손실 없는 전력선 개발 등에 쓰인다. 핵융합, 양자컴퓨터, 자기공명영상(MRI), 가속기 등에도 활용된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초전도 현상은 특정물질을 임계온도 이하로 냉각했을 때 전기저항이 0이 되고 내부 자기장으로 공중에 뜨는 현상이다. 전기저항이 0이면 전자기기를 작동할 때 생기는 발열이 사라지고, 한번 발생한 전류는 에너지 손실없이 무한히 흐르게 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인류 문명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묻지마 투자'가 이어졌다. 사업보고서 내 초전도체가 언급된 종목이 모조리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이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관련주까지 투자 광풍이 불면서 금융당국도 엄정 대처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리딩방을 통한 테마주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단기간 과도한 투자자 쏠림, 빚투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테마주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이 빚투를 부추기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 특별단속반을 통해 집중 점검할 것"이라며 "테마 관련 허위 사업추진 등 불공정거래 행위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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