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남은 이날 전일대비 3780원(29.98%) 급락해 883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 22.36% 급등해 1만5430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미국 연구진 발표가 나오면서 급락해 하한가로 추락했다. 하루 주가 변동 폭이 50%가 넘는다.
덕성우도 이날 하한가까지 떨어져 7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성은 3500원(29.41%) 떨어져 8400원을 기록했고 모비스는 970원(25.63%) 급락한 2815원을, 서원은 591원(24.02%) 하락한 1869원에 마감했다.
국일신동과 대창, 파워로직스는 16~19%대 낙폭을 보였다. 이외 LS전선아시아와 인지컨트롤스, 한양이엔지는 10~12%대 떨어졌고 신성델타테크와 아모텍은 6%대 하락해 장을 마쳤다. 오전 장에는 급등세를 이어가다 오후 미국 연구진의 발표가 나온 후 일제히 고꾸라졌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응집 물리 이론센터(CMTC)는 이날 오후 X(전 트위터)에 "LK-99는 상온과 저온에서 초전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진실과 싸우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 우리는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라고 게시했다.
이에 따라 초전도체 테마는 13일 천하로 막을 내리게 됐다. 초전도체 테마가 증시를 휩쓸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7일부터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 물질인 'LK-99' 개발에 성공했다는 논문이 국내에 알려진 이후부터다.
LK-99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연구팀 등이 발견해 붙인 물질 이름이다. 이 대표 연구팀 측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납, 구리, 인회석을 활용해 'LK-99'라는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들고 400K(127℃) 임계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발표해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초전도 현상은 특정물질을 임계온도 이하로 냉각했을 때 전기저항이 0이 되고 내부 자기장으로 공중에 뜨는 현상이다. 전기저항이 0이면 전자기기를 작동할 때 생기는 발열이 사라지고, 한번 발생한 전류는 에너지 손실없이 무한히 흐르게 된다. 초전도체를 구현할 수 있는 재료들로 전기·전자부품을 바꾸면 낭비 없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핵융합도 훨씬 쉬워지는 꿈의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인류 문명을 한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묻지마 투자'가 이어져왔다.
이차전지 테마에 이어 초전도체 관련주까지 투자 광풍이 불면서 금융당국도 엄정 대처에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열린 임원회의에서 리딩방을 통한 테마주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 특별단속반으로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빚투 증가, 단타 위주 매매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테마주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이 빚투를 부추기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리딩방 등을 통한 테마주 관련 허위 풍문 유포에 대해서는 '특별단속반'을 통해 집중 점검토록 할 것"이라며 "테마 관련 허위 사업추진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국을 중심으로 철저히 대응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증시를 삼켰던 테마주 광풍이 사그라들지 관심이 커진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포모(FOMO)신드롬으로 인해 너도나도 테마주 투자에 뛰어들면서 증시 자금 쏠림현상이 심화됐었다"며 "이번 일로 테마주 투자에 몰렸던 자금들이 기존 소외주로 돌아가면서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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