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과의 협력은 해상풍력 부문에서 에퀴노르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입니다."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의 한국법인을 이끄는 비욘 인게 브라텐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소재 에퀴노르 서울 사무소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첫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입지로 택한 이유 중 하나로 '강력한 공급망 인프라'를 들며 이렇게 말했다.
부유식 발전은 해저에 구조물을 심는 고정식과 달리 바다 위에 떠 있는 부유체를 터빈의 지지대로 삼는 풍력발전 방식이다.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 세울 수 있어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다. 80%에 가까운 해상풍력 입지가 부유식 발전이 적합한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해상풍력이 부유식으로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
에퀴노르가 지난해 전력생산을 시작한 88메가와트(MW) 규모 노르웨이 하이윈드 탐펜이 현재 가장 큰 부유식 단지로, 수백 MW 급의 부유식 단지가 어느 지역에 먼저 들어서느냐가 글로벌 풍력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이 상용화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세계에서 처음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곳이 현재로선 울산 인근이다. 에퀴노르가 추진 중인 750MW 규모 '반딧불이' 프로젝트를 포함, 울산 앞바다에 여러 개발사의 총 6기가와트(GW) 규모 부유식 프로젝트가 해상풍력 사업 첫 관문인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상황이어서다.
브라텐 대표는 풍력발전에 유리한 바람, 재생에너지 목표를 구체화한 정부 정책, 한국 기업들의 전력 수요와 함께 '강력한 공급망 인프라'를 한국 해상풍력 사업 진출 이유로 들며 "공급망 인프라가 있다는 건 현지 파트너사를 찾고 현지 기업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이 에퀴노르 같은 해상풍력 개발사에도 유리한 건 풍력단지 건설에 필요한 구조물·부품을 제작·보관·운송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풍력단지 인근에서 확보하는 게 비용을 절감시키기 때문이다.
브라텐 대표는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개발과 비용 절감의 핵심은 공급업체와의 장기적인 협력"이라 했다. 공급망 협력을 바탕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에서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면 같은 양의 전력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 든다. 에퀴노르는 2017년 세계 최초 부유식 단지인 하이윈드 스코틀랜드(30MW 규모)의 운영을 시작했는데, 이 단지의 MW 당 설비투자(CAPEX)액은 에퀴노르가 지난 2009년 가동한 세계 첫 부유식 파일럿 프로젝트(2.3MW) 대비 70% 감소했다. 에퀴노르는 규모가 커지면 설비투자액이 30~40% 더 줄어들 거라 추산한다.
지난 6월 추자도 동쪽 10~20km 해상의 최대 1.5 GW 규모 '추진'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인수한 목적도 인근(추자도 서쪽 10~30km) 지역에서 앞서 추진 중인 1.5 GW 규모 '후풍' 프로젝트와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다. 그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프로젝트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두 프로젝트를 결합해 이 두 가지를 함께 개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살펴볼 것"이라 했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그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고 발전사업허가 등을 기다리는 중이라 파트너십에 대해 말하기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개발, 공급망 양측 모두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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