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북미로…불붙는 SK와 롯데 '동박 대전'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3.08.07 16:33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간 동박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 동남아시아, 북미 지역 등에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향후 펼쳐질 10조원 규모의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7일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독일의 배터리 제조사 바르타(Varta)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바르타의 첫 전기차용 이차전지 양산 프로젝트에 필요한 동박 전량을 단독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일반 제품 대비 40% 이상 높은 인장강도를 가진 고품질 제품을 공급키로 했는데, 5년 이상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것 역시 협의 중이다.

SK넥실리스는 최근 동박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박은 음극재를 감싸는 얇은 구리막으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로 손꼽힌다. SNE리서치 등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시장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박이 얇으면서 강도가 높을수록 이차전지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하이엔드용 차세대 기술 개발도 앞다퉈 이뤄지고 있다.

SK넥실리스는 현재 연 5만2000톤 규모의 동박 생산능력을 2025년 25만톤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연 5만7000톤 규모의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공장은 다음달 상업가동을 개시한다. 연 5만톤 규모의 폴란드 공장은 내년부터 본격 돌아가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에는 일본의 토요타와 손잡고 북미 지역 동박 생산·공급 합작사(JV)를 설립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넥실리스 동박 제품 /사진=SKC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도 사업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후 보다 공격적인 사업목표를 설정했다. 이 회사는 이날 동박 공장을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2024년까지 연 2만5000톤 규모로 만들 예정이었지만 '2025년까지 3만톤'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인수 이후 핵심 성장전략 반영 △유럽 현지 고객사 수요 감안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전북 익산(연 2만톤)과 말레이시아(연 4만톤) 등에서 동박을 생산하고 있는데 2028년까지 연 24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스페인 생산라인 마련 외에도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추진 및 북미 신규 공장 설립 검토 등이 이뤄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북미 생산라인의 경우 4개 지역 후보군을 검토 중"이라며 "최적의 부지를 선정해 올해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커지며 향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넥실리스는 SK온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CATL, 파나소닉 등을 고객으로 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삼성SDI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BYD, 노스볼트, 폭스바겐 등과 거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 외에도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동박 시장에서 주요 공급자로 활약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동박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단기적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유럽 및 북미의 전기차 시장 확대 규모를 볼 때 선제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현지 시장에 속도감있게 진출해 판매 볼륨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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