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0원짜리 즉석밥, 100원에 푼 하림 "한번 먹어보면 또 찾을 것"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3.08.11 14:00

한 번 맛본 소비자의 재구매율 높다는 자체 분석 결과...6월과 7월 2회에 걸쳐 6만 세트 공급

하림 더미식 즉석밥 제품. /사진제공=하림산업
하림그룹의 즉석식품 계열사인 하림산업은 쿠팡과 손잡고 지난 6월과 7월 'The 미식(더미식)' 즉석밥 3종 세트를 100원에 판매했다. 7100원짜리 제품을 100원에 파는 '파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 물량도 만만치 않다. 2회에 걸쳐 총 6만 세트를 100원 딜 물량으로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산업이 이처럼 단기 손실을 감내한 공격적 마케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지난해 5월 출시한 더미식 즉석밥이 목표로 한 시장 점유율에 미치지 못한 점을 꼽는다.


견고한 햇반의 벽 넘지 못한 더미식 즉석밥...하림 "재구매율 높다"


더미식 즉석밥은 고품질 식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며 경쟁사보다 30~60%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그러면서 즉석밥 시장 1위인 CJ제일제당의 '햇반'이 70%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시장 구도를 깨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출시 1년이 지난 현재 더미식 즉석밥의 점유율은 3~5% 정도로 추정된다.

저조한 성적표에도 하림산업은 더미식 즉석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쟁사와 품질 경쟁에 자신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즉석밥 3종 100원 딜은 일단 여러 소비자에게 한 번이라도 제품을 맛보게 할 기회를 넓히려는 취지"라며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하림산업은 더미식 즉석밥의 '재구매율'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할인 혜택 등으로 더미식 즉석밥을 접한 소비자들이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다시 구매한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것. 다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더미식 즉석밥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의 '재고 처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하림산업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쿠팡과 진행한 100원 딜 제품은 행사 직전에 생산한 제품으로 유통소비 기한은 판매일 기준 6~7개월 이상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대비 가격이 높지만, 즉석밥은 물론 4년 전부터 출시한 장인라면 등 더미식 브랜드 제품이 마트과 온라인몰에서 상시 할인 판매 중이라는 점에서 당초 목표한 '프리미엄 제품화'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가격 책정은 유통 채널의 문제이며, 기존 출고가는 낮출 계획이 없다는 게 하림산업의 입장이다.
라면, 즉석밥 등 더미식 브랜드 제품이 생산되는 전북 익산시 소재 '퍼스트 키친' 전경. /사진제공=하림그룹


누적된 손실에도 더미식 브랜드 밀고 나가는 하림...식자재, 가공식품, 물류 등으로 사업 확장


하림산업은 더미식 브랜드 출시 이후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회사의 누적 손실금이 지난해 말 기준 27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2월과 7월에는 하림지주로부터 각각 300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 형태로 수혈했다. 회사 손실이 확대되면 지원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하림산업은 지주사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으면서 내부적으로 더미식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더미식 즉석밥과 더미식 유니짜장면 등을 생산한 계열사인 HS푸드를 흡수 합병했다.

더미식 브랜드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야심작이다. 김 회장은 '신석한 식자재로 최고의 식품을 만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2018년 전북 익산에 5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12만3429㎡ 규모의 하림 퍼스트키친을 구축했다. 그동안 하림이 주력한 육계(닭고기) 유통 외에도 각종 식자재를 활용한 가공식품과 이를 유통하는 물류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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