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기회 있나" 위기의 홍콩H지수, 내년 4월 2.4조원 만기 폭탄 '공포'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23.08.04 15:58
/사진제공=인베스팅닷컴

홍콩H지수(HSCEI)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속이 타들어 간다. 이미 은행권에서 40억원대 H지수 상품에 대한 손실이 발생했는데 올 하반기 관련 상품 만기 규모만 2조3000억원이다. 내년 더 큰 폭풍이 온다. 특히 내년 4월에만 만기 물량이 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오후 홍콩H지수는 전일 대비 1.85% 상승한 6775.60을 기록 중이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선 돌파한 뒤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0월 16년여 만에 처음 5000선이 붕괴했다. 올 1월 7700선 고점을 찍더니 최근 6600선까지 내려갔다.

2021년 홍콩H지수 최고점에서 상투를 잡은 ELS(주가연계증권) 등 상품 투자자들은 애가 탄다. 만기 도래까지 의미 있는 반등이 이뤄지지 못하면 원금 손실 위험에 처할 수 있어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홍콩H지수 연계 만기 도래 상품 규모는 2조3000억원이다. 2020년 하반기 설정 물량이 대부분이다. ELS는 전형적으로 3년물 발행이 97%(2분기 기준)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해당 기간 지수 평균은 1만선 수준으로 현재 주가지수 대비 60% 높다. 올 하반기 만기 도래 상품 역시 주가 하락으로 조기상환 되지 못한 채 만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손실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녹인(Knock-in·원금 손실구간 진입)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은 7조2000억원으로 전액 ELS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홍콩H지수 약세가 지속되면서 주로 홍콩H지수 편입 ELS에서 녹인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시중은행 한곳에서 2년여 전 판매해 만기가 도래한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펀드(ELF)에서 40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투자 원금 103억원 중 약 4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내년 4월 2.4조원 만기


/사진제공=삼성증권

내년 만기 물량 규모는 더 크다. 홍콩H지수 연계 상품이 2021년 집중적으로 발행됐다. 그해 4월 2조7000억원 규모 상품이 발행됐고 내년 4월 2조4000억원 물량 만기가 돌아온다. 내년 4월을 비롯해 총 내년 만기 도래 예상규모는 약 13조9000억원에 달한다.


해당 만기 물량의 대부분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강세를 기록하는 국면에서 설정된 물량이다.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시점에서 해당 물량이 발행됐다.

문제는 해당 시점 대비 주가지수가 고꾸라졌다. 홍콩H지수 2021년 상반기(1만1070선) 또는 하반기(9020선) 평균치 대비 2023년 6월 말 주가지수(6353선)는 60~70% 수준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만기 도래하는 ELS 중 홍콩H지수 연계 상품의 경우 의미 있는 반등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일부 상품 손실 상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기 상환 부진... 반등 가능성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홍콩H지수 관련 상품의 조기 상환도 부진하다. ELS의 통상 만기는 3년,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 상환할 기회를 주는데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초 절반 이상이 1차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로 하반기 중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지만 당장 홍콩H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지 않으면 3분기 조기상환 감소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증시전문가들은 홍콩H지수의 단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를 떠나갔던 중국, 해외투자자들이 7월부터 다시 순매입을 재개하고 있고 8월 실적 발표가 집중되는데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홍콩H지수 하반기 예상 밴드를 6400~8730선으로 잡았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경기와 정책의 순환적인 회복을 반영하며 지수 하단을 점차 높이고 대외 악재에 점차 둔감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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