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증권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46억원으로 전년동기(1391억원)대비 75.1% 감소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손실 48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이 대규모 감소하면서 지주 내 순익 기여도는 지난해 상반기 8%에서 올해 1.7%로 쪼그라들었다.
하나증권 순익이 가파르게 감소한 이유는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다. 대손충당금은 기말까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미리 쌓아놓는 금액을 말한다.
하나증권은 올 상반기 1051억원 충당금을 쌓았다. 전년동기(38억원)와 비교해 28배 가량 충당금 규모가 커졌다. 하나증권은 올 초 라덕연 사태로 촉발된 CFD 관련 충당금 500억원대, 펀드 관련 충당금 530억원 등을 쌓았다.
부동산 PF익스포져(위험노출액) 비중이 자기자본 대비 80%를 넘는 하이투자증권도 대규모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면서 순익이 반토막 났다. 하이투자증권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91억원으로 전년동기(643억원)와 비교해 54.8%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분기 PF자산 특별충당금 125억원 등 상반기 49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실적이 반토막 나면서 그룹 내 순익 기여도도 20.8%에서 8.9%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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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 쌓았지만 IB 수익 방어한 곳도━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만 주관한 회사채 규모가 3조3000억원이나 되는 등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이 워낙 좋았고 오스템임플란트 인수금융 단독 주관 등 패키지 딜 등 다수의 딜을 수행했다"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3배 더 많은 305억원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나타냈다. 신한투자증권 상반기 당기순익 241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9% 증가했다. 지주 내 순익 기여도도 6.90%에서 9%로 커졌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수수료 증가와 인수금융 등 IB 딜 수임에 따른 인수·주선 수수료 증가로 전 분기 대비 순이익이 늘었다.
KB증권도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5.55% 늘어난 2523억원을 기록했다. WM(자산관리), IB 부문 대형 딜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 덕분이다.
지주사 계열 대형 증권사들이 비교적 2분기 선방한 모습을 나타냈지만 아직 안심은 이르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장은 이달 "대손비용 발생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단기적으로 CFD 사태로 발생한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 적립, 부동산 PF나 해외투자건 추가 부실화 위험성 등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또 "초대형사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대형사나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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