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수석이사의 이날 인터뷰는 피치가 미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겠다는 발표 후 피치의 첫 번째 논평이다. 피치는 하루 전 향후 3년간 예상되는 △재정 악화 △갈수록 증가하는 정부 부채 부담 △반복적인 부채협상 교착 국면에 따른 거버넌스 침식 등을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프랜시스 수석이사는 이날 추가 설명에서 미 정부의 거버넌스 약화 문제를 재차 강조하며 2021년 의사당 폭동 사건 등으로 드러난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 문제 심화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1년 폭동에서도 볼 수 있듯이 민주당은 더 좌익으로, 공화당은 더 우익으로 기울고 있다"며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해 미 행정부의 거버넌스가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치는 국가 재정 상황과 관련해 그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이번 강등이 정치적 문제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프랜시스 수석이사는 미 행정부와 공화당 간 협상 타결로 부채한도 문제가 해결된 상황에서 신용등급을 낮춘 것에 대해선 "(미국 정부의) 거버넌스와 부채 관련 자료를 정말 깊이 살펴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뒷북' 논란에 대한 해명이다.
이어 미국의 신용등급이 다시 상향 조정되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안정화되고, 부채 상한이 영구적으로 유예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엘리안 수석 경제고문은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피치는 지난 5월 이후 등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최근 미국 경제의 강세를 고려하면 '왜 지금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서 "미국과 미군이 만들어내는 안정성에 의존하는 다른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미국보다 높은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미국은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번영하는 국가이자 가장 안전한 국가"라며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을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치의 이번 강등으로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룩셈부르크, 싱가포르, 호주 등이 국제 3대 신용평가사(피치·S&P·무디스)에서 미국보다 높은 국가 신용 최고 등급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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