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일 저녁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서 입주예정자 대표단과 만나 현존 건축물 8개동 상가층(지상 1~3층)을 포함한 지상층을 전부 해체한 후 재시공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HDC현산은 남아있는 구조물의 전면 철거, 해체·시공 설계 전면 검토를 요구한 입주예정자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달 11일 철거계획 설명회에서 부분 철거 계획을 밝힌 지 약 3주 만이다.
HDC현산은 이날 부분 해체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서도 입주예정자 대표단에 공식 사과했다. 작년 전동 철거 발표 이후 주거부분 해체범위를 결정하면서 입주예정자에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 협의회 이승엽 대표를 포함한 대표단 7명은 이 자리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식 사과와 해체범위 수용 등을 청취하고, 향후 일정 등에 대해서 정기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해체 범위 확대와 공사기간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본철거 마무리는 2025년 5월, 입주 완료는 2027년 말로 계획했었다. 입주 예정자 보상비 2630억원을 포함해 총 3700억원으로 추산됐던 재시공 비용도 증액될 가능성이 커졌다.
광주 화정아이파크는 지난해 1월 공사 중 외벽이 무너지는 붕괴사고로 6명이 사망했다. 이후 시공사인 HDC현산의 정몽규 회장은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같은해 5월 정 회장은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아이파크를 짓겠다"며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해체작업을 앞둔 지난달 11일 HDC현산이 입주예정자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자리에서 주거층이 아닌 상가층 1~3층은 그대로 남겨두려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입주예정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고 반발하고 나섰고, 현산은 소통이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HDC현산은 붕괴 사고 549일 만인 지난달 14일부터 철거·재시공 첫 공정으로 안전성이 검증된 101동 건물 최상층부터 시범 해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붕괴 사고가 일어났던 201동은 가시설물 설치 작업이 총 39층 중 24층까지만 마무리돼 가장 마지막으로 철거된다.
한편, 붕괴 사고 관련 서울시의 행정처분은 이르면 올 연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3월 국토교통부는 관계법령에 따라 가장 엄중한 처분을 내달라고 요청했으며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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