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악재, 12년 전처럼 대혼란 없을 것"…亞증시는 '뒷목'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김희정 기자, 김소연 기자 | 2023.08.03 05:20

美펀더멘털 좋고 유럽 재정위기 없어, 큰 영향 없을 듯
전현직 재무장관 등 '반발'…시장도 "이상한 타이밍"
증시 상승랠리 조정 가능성, 韓·日 홍콩 2% 안팎↓


역대 두 번째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11년 사상 첫 신용등급 강등 때엔 시장에 파장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미국 경제상황은 큰 영향을 없이 오히려 면역력이 생긴 점을 감안하면, 이번은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좋았던 증시가 조정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2일 국내 증시 등 아시아시장은 일단 영향을 받았다.

1일(현지시간) 피치가 미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AA+(높은 등급)로 한 단계 강등시킨 명목은 향후 3년간 확대될 재정악화, 국가채무 증가, 거버넌스 약화이다. 배경에는 지난 5월 미국 정치권이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장기간 대치하면서 국가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높였던 사건이 자리한다. 이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구식(예전)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라고 반발했는데, 시장에서도 시점이 의아하다는 반응이 눈에 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채권 담당 상무이사 칩 휴히는 마켓워치에 "신용 강등 타이밍이 조금 놀랍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마감 이후 나온 피치의 조치는 일단 2일 아시아 주요 시장을 흔들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90% 떨어진 2616.47을, 코스닥 지수는 3.18% 하락한 909.76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2.5%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다만 금융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크고, 이번 일이 그간 좋았던 주식시장에 명분 좋은 차익실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 약 일주일 동안 미국 증시가 15%, 코스피가 17% 떨어졌던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X(트위터)를 통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해 보인다"며 "피치의 결정은 이상하고 부적절하다"고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트리베리에이트의 아담 파커는 "지난 5~6주 동안 (뉴욕증시) 지수의 랠리에는 내년과 내후년 강세장을 기대하게 하는 심리가 선반영돼 있다"며 증시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1년에는 유럽 재정위기까지 맞물려 금융시장 충격이 컸는데, 지금은 미국 펀더펜털이 좋고 유럽 재정위기 우려도 부재한 상황"이라며 5월 피치가 신용등급 전망을 이미 부정적 관찰대상에 놨기 때문에 예견된 악재라는 뜻을 보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 S&P나 무디스 등이 추가 강등 계획을 밝힐지에 따라 시장이 단기 미세조정으로 끝날지 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채권 시장에 대해서도 2011년과는 다를 것이란 의견이 보인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011년 8월 약 3%에서 신용등급 강등 이후인 9월 말 약 1.8%로 떨어졌다. 위험회피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번에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12년 전과 달리 예고된 발행 물량이 많아 국채 수익률의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1일 미국 재무부는 오는 3분기 차입 추정치가 1조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5월 초에 예측했던 733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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