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80%가 전기차인 노르웨이..."한국은 더 잘할 겁니다"

머니투데이 오슬로(노르웨이)=정한결 기자 | 2023.08.04 04:51

[배터리 전쟁3 전기차 시장 성장은 계속 될까?] ②노르웨이
"현대차 등 기술력 충분…한국, 전기차 전환 여건 충분"

편집자주 | 편집자주: 전기차 시장은 세제 혜택과 보조금 없이도 계속 성장할까. 충전 인프라 구축은 전기차 보급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차전지(배터리) 시장의 향배는 배터리 수요를 견인하는 전기차 시장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 전기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배터리 수요 역시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는 전기차 시장 선도국 중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여다 봤다. 충전 인프라가 취약해도 전기차 판매율 1위국이 된 노르웨이, 충전 인프라 확충으로 전기차 보급률을 끌어 올린 네덜란드의 사례가 줄 수 있는 함의를 짚어 본다.

트론드 호브랜드 노르웨이 ITS CEO. /사진=정한결 기자.

"노르웨이가 실수했습니다. 충전소 보급 인센티브가 부족했어요. 한국은 더 잘 할 겁니다."

트론드 호브랜드 ITS(지능형교통시스템) 노르웨이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8일 머니투데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의 전기차 전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신차의 80%, 전체 차량의 21%가 전기차인 전기차 전환 선도국 노르웨이에서 나온 평가다. 한국은 아직 전기차 비중이 신차의 10%에 불과하지만 그는 한국이 더 빠르고 확실하게 전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례적인 '립서비스'가 아니다. 노르웨이 민관 단체 80여개가 친환경·스마트 항공·철도·도로 교통체계 구축을 목표로 모인 협회 ITS 노르웨이의 수장 호브랜드 CEO는 2001년부터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한국 국토교통부 등과 협력하기 위해 지난 5월에도 한국을 찾았다.


"한국? 현대차 있잖아요. 금방 가능합니다."


한국의 전기차 전환 전망을 낙관하는 이유는 기술력이다. 그는 "대부분의 좋은 전기차는 현대자동차 코나처럼 한국산"이라며 "한국은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나라 중 하나이며, 기술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 같은 기업들 덕분에 아주 금방 (전기차 전환) 선두권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필요한 것은 민간보다는 정부와 정치권의 각오라고 진단한다. 노르웨이도 30년 전인 1990년대에 전기차 도입을 과감하게 결정했다. 노르웨이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설득 과정을 통해 여야 정치권이 합심해 친환경차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여건이 더 좋은 한국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호브랜드 CEO는 "한국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도 '전기차 전환은 정부에 달려있다'고 내게 말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면 많은 국가들이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텐데 한국은 특히 더 빠르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국 노르웨이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호브랜드 CEO는 노르웨이의 전기차 전환은 성공적이지만, 충전기 정책은 '실패'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데 집중하면서 충전기 구축을 소홀히 했고, 결국 지금도 충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르웨이에서는 민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면서 충전업체가 13곳이 넘는데,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한다. 전국에 있는 충전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앱을 여러개 설치해야 하는데 결제방식 등이 각기 다르다.

그는 "전체 충전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통일된 방식이 없다"며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노르웨이에서 전기차 소유하기가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슈퍼차저 등 초급속 충전기를 갖춘 테슬라만 운용이 편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테슬라 모델Y(약 1만5000대)다. 2위인 폭스바겐 ID.4는 4000대도 안팔렸다.



"전기차 인센티브 없어도 결국 대세될 것"


호브랜드 CEO는 한국과 노르웨이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의 전기차 전환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도 전망했다. 전기차가 미래산업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유럽과 미국 등 각지에서 지원책이 쏟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노르웨이가 수년 전에 했던 정책들을 유럽연합(EU)이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정부가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규제와 사람들의 (온난화에 대한)인식 변화로 전기차 수요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도 오는 2025년부터 신차의 전기차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 2년 사이 전기차 점유율을 20%포인트를 올려야하지만 오히려 각종 인센티브를 없애는 중이다. 지난해까지 부가가치세와 자동차구매세가 면제됐지만 올해부터 부과하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등의 혜택도 축소 수순이다. 호브랜드 CEO는 "당장 모든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를 없애도 전기차가 결국 (내연기관차의 경쟁에서)승리할 것"이라며 "지금은 판매량이 떨어질 수는 있지만 전기차 상승세를 멈출 수는 없다"고 자신했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