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사업 부활하나…34년 만에 새 원전 가동 시작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8.01 16:46

조지아파워 보글 원전 3호기 상업 운전 시작,
스리마일섬 사고 후 건설된 원전 가동은 처음…
공사지연 따른 비용 문제로 전기료 갈등 '과제'

미국 전력회사 조지아파워의 보글 원자력발전소 3호기(왼쪽)와 4호기 /AP=뉴시스
미국에서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새롭게 건설된 원자력발전소(원전)가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원전을 기후변화 대응책의 주요 카드로 꼽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원전산업의 긍정적인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력회사 조지아파워는 이날 조지아주 웨인즈보로에 건설한 보글 3호기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조지아파워에 따르면 상업 운전을 시작한 보글 3호기에는 웨스팅하우스의 3세대 원자로 'AP100'이 설치됐다. 전력 생산량은 1100MW(메가와트)로 미국 5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보글 4호기도 곧 완공될 예정으로 9월 안에 방사성 연료를 주입해 내년 3월 상업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글 3호기와 4호기는 당초 2016년에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건설비용이 기존 140억달러(약 17조9592억원)에서 350억달러까지 늘어나고 투자자였던 미국 웨스팅하우스 파산 등으로 기존 계획보다 7년 지난 시점에 첫 상업 운전이 이뤄졌다.

이번 원전 가동은 미국 내 최악 원전 사고로 불리는 스리마일섬 사고(1979년)로 원전 설립이 중단된 1990년대 이후 약 34년 만에 새롭게 건설된 시설이 가동됐다는 점에서 미국 원전산업 부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현재 미국 정부가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탄소제로 정책의 대안으로 원전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한다. 미국에서는 기후변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 등에 원전 산업 투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미 에너지부는 지난해부터 원전 수명을 연장하고, 관련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는 등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원자력에너지연구소의 마리아 코르닉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보글 3호기의 상업 가동은 미국 원자력 산업에 중요한 성과이자 전 세계적으로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솔루션을 발전시키는 이정표"라며 보글 3호기의 가동을 반겼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높은 원전 설립 비용과 이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등의 잠재적 영향을 지적하며 원자력 대신 태양열, 풍력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지아파워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서던환경법률센터의 밥 셰리어 변호사는 보글 원전 프로젝트를 "자본 집약적인 프로젝트"라고 비판하며 원전 건설이 조지아파워 주주에게는 이익이 됐지만, 조지아 주민에겐 '반복되는 요금 인상'의 고통이라고 주장했다. AP에 따르면 조지아파워와 전기 공급 계약을 맺은 고객들은 보글 3호기 가동으로 월 4달러의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미국 내에선 신규 원전 건설 중단 규제가 내려졌다가 2012년 미국 원자력위원회(NRC)가 보글 신규 원전 건설을 승인하며 해제됐다. 규제가 내려진 이후 지난 1996년과 2016년 와츠바 원전 1·2호기가 각각 완공돼 가동된 바 있지만, 이들 원전은 1970년대에 착공했다가 규제 영향으로 뒤늦게 완공된 것으로 보글 3호기와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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