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양광 신규 시장의 60% 휩쓸어…'보조금 잭폿' 터트린 업체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8.01 18:30

퍼스트솔라, 올해 영업익 90% 수준 보조금 예상…
5번째 미국공장 설립·보호주의 강조 로비 도움된 듯

/사진=블룸버그
가격 경쟁 심화·낮은 마진율 등에 태양광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보조금 잭폿으로 추가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미국 태양광 패널(모듈) 제조업체인 '퍼스트솔라'다.

지난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친환경 에너지 정책 수혜자 중 퍼스트솔라처럼 잭폿을 터뜨린 기업은 거의 없다"며 퍼스트솔라가 바이든 행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퍼스트솔라가 받을 정부 보조금을 올해 영업이익 추정액의 90%에 가까운 7억1000만달러(약 9070억2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며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이 보조금은 향후 10년간 회사에 10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재생에너지 생산을 장려하고자 1년 전부터 보조금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파벨 몰차노프 재생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많은 기업이 태양광, 배터리, 리튬 채굴 등의 산업에서 (정부 보조금) 호황을 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받을 수 있는 보조금 규모만 놓고 보면 퍼스트솔라가 독보적"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브라이언 리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자보고서에서 "실적 성장, 생산능력 확대 등 모든 것이 예상보다 빠르다"며 퍼스트솔라의 목표 주가를 292달러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 종가 207.40달러보다 40% 이상이 높은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기존 목표 주가 202달러에서 28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퍼스트솔라의 보조금 혜택 배경으로는 정부를 상대로 한 로비활동과 미국 공장 보유 등이 거론된다. 태양광 모듈 사업은 다른 청정에너지와 마찬가지로 가격 경쟁이 심해 기업들의 마진율이 낮은 사업이다. 수년간 태양광 모듈 제조공장이 중국이나 동남아 등으로 빠져나간 것도 이 때문이었다.

퍼스트솔라도 생산비용을 낮추고자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공장을 설립하고, 2018년 말까지 전체 생산 능력의 80% 이상을 동남아 현지에서 조달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값싼 아시아산 수입품을 반대하고, 중국 기업이 만든 태양광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촉구하는 로비활동을 펼쳤다고 WSJ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퍼스트솔라의 로비로 미국 내 태양광 비용을 올려 재생에너지 보급을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퍼스트솔라의 이런 행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유통 병목 현상과 맞물러 미국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 마크 위드마 퍼스트솔라 최고경영자(CEO)는 "퍼스트솔라의 로비 활동은 주로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값싼 중국 제조업체에 맞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미국은 에너지 안보와 같이 (태양광) 패널을 낮추는 것 이상의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10대 태양광 모듈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본사를 두고 상당한 규모의 미국 공장을 보유한 퍼스트솔라는 정부 보조금 지원에 힘입어 올해 미국 태양광 설치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회사는 1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5번째 태양광 모듈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오는 2026년 상업생산 시작을 목표로 뒀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약 3.5GW(기가와트)로, 미국 내 총 생산능력은 14GW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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