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속이고, 고객자산 빼돌리고… 위법 사모운용사 '즉시 퇴출' 추진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23.08.01 12:45

금감원 사모운용사특별검사단, 대표적인 위법 및 부당행위 지적사례 발표

/사진제공=금감원.

금융감독원이 사모운용사 전수검사 과정에서 자산운용보고서 허위 기재, 대주주의 고객재산 사유화, 투자손실 은폐, 법정 최고이자율 위반 등 위법 및 부당 행위를 적발했다. 금감원은 해당 사모운용사에 엄정한 제재를 단행하고 중대한 법규 위반 시 즉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금감원 사모운용사특별검사단은 1일 모사모운용사 전수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대표적인 지적사례 4건을 공개했다. 검사단은 "제도권 금융회사로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선관·충실 의무도 방기한 사례"라고 밝혔다.

주요 지적사례는 △정보비대칭을 이용한 투자자 기망 △도관체를 이용한 대주주 편익 제공 △부적격 운용사 투자손실 은폐 △법정 외고이자율 제한(20%) 위반으로 구분된다.

A운용사는 대체펀드 사업장이 시공사 부실로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자산운용보고서에 허위 기재했다. 펀드 수익자들은 허위 기재된 자산운용보고서를 보고 시공사가 동일한 다른 펀드들에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A운용사는 일부 기관투자자 요청으로 실시한 현장실사에서 부실 사업장과 무관한 정상 사업장을 보여줬다.

/사진제공=금감원.

대주주 필요에 따라 펀드자금을 유용한 사례도 발각됐다. B운용사는 대주주인 가족법인이 자금난에 처하자 도관체를 통해 특수관계자 등에게 펀드 자금을 송금했다. 운용 중인 특별자산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하자 특별자산 펀드 간 자금 돌려막기를 통해 부실을 은폐한 행위도 벌였다. 또 국채 등 안전자사에 투자한다는 거짓 문서를 이용해 한 재단으로부터 200억원을 유치하고, 해당 자금 일부를 기존 특별자산 펀드가 편입한 부실 사모사체 상황에 충당해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초래했다.


최소한의 등록유지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격 운용사가 라이센스 유지를 위해 투자손실을 은폐한 사례도 있었다. C운용사는 200억원 규모 해외주식 상장폐지로 6개 펀드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으나,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자산운용보고서를 투자자에게 교부해 투자손실을 은폐했다. 금감원 현장 검사 시 폐문 상태로 고의로 연락에 불응하는 등 검사업무 수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현재 C운용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최저 자기자본(7억원) 요건에 미달한다. 투자운용인력 최소 유지 요건 미충족, 준법감시인 미선임 등 요건등록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D운용사는 펀드 또는 고유재산에서 부동산 사업 관련 대출을 취급하면서 최고이자율 제한을 위반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에 최고 166.7%에 달하는 고리 대출을 중개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 대출중개업 업무 범위로 허용되지 않는 일반법인-개인 간 대출을 47건(2572억원) 중개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운용사 라이센스 취지에 부합하지 않거나 위법 행위를 저지른 운용사 및 임직원에 대한 제재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조직적인 고객 이익 훼손 행위, 횡령 등 펀드 재산을 사유화한 중대 법규 위반의 경우 즉시 퇴출할 수 있도록 제도(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개선을 추진한다. 최근 3년간 운용사 156곳이 신규 진입했으나 중대한 불법 행위에 연루되거나 부실 누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처했음에도 퇴출된 운용사는 4곳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법적으로 인정된 금융회사 라이센스를 사유화해 본업의 취지에 위배되는 불법.부당행위를 일삼는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사모운용사의 불건전 영업행위 등에 대해 지속적인 심층 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1000도 화산재 기둥 '펑'…"지옥 같았다" 단풍놀이 갔다 주검으로[뉴스속오늘]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4. 4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5. 5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