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곳곳에 디플레 신호…"日 '잃어버린 30년' 닮은 꼴"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08.01 00:22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동안 중국 전역에서는 디플레이션 징후가 만연하고 경제는 탈출하기 어려운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의 장기적인 물가하락 징후는 기업이익을 잠식하고 소비자 지출을 줄여 일자리를 삭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자유주의 동맹국들이 최근 중국 제품의 수입을 줄이면서 이들의 수출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시진핑
WSJ는 이런 결과로 철강에서 시멘트, 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중국 공장에서 부과하는 가격이 몇 달 동안 하락했고 이는 소비자 물가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에도 설탕과 계란, 의류, 가전제품 등 특정 상품의 가격이 수요 부진으로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현재 곤경을 일본의 전철과 비교하고 있다. 플라자합의(1985) 이후 디플레이션과 성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은 일본과 현재의 중국 사이에 놀라운 유사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저성장 지체는 1990년대 일본의 주식 시장과 부동산 가치의 붕괴로 기업과 가계가 부담스러운 부채를 갚기 위해 지출을 대폭 줄이면서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성장을 자극하고 물가를 높이기 위해 대규모 적자재정을 감수하면서 지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코넬대 무역정책경제학 교수인 에스와르 프라사드(Eswar Prasad)는 "중국 정부가 가진 정책 도구는 디플레이션을 막는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경제를 견인할 수준인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철강 및 화학제품 수출 가격은 지난 6월까지 12개월 동안 약 3분의 1 하락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비 3%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 유럽연합(EU)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6.4% 수준이다. 이에 비해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에 수렴했고, 생산자물가는 5.4% 하락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수출시장이 사라지고 있지만 내수에서 재고를 소비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14억명의 인구를 기반으로 내수경제 부양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수출 성장에 기대었던 30년 간의 생산력 증가는 재고흡수보다는 과잉재고로 인한 가격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라는 중국의 연간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이 3분기에 마이너스 0.2%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는 연말에는 다시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지만 수치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경제가 하강국면에 들어가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가계부채는 소득의 1.5배 수준으로 대부분의 선진국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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