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천정부지'로 오르는 분양가, 해법은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3.08.01 03:45
8억7920만원→10억4550만원→12억7200만원. 광명뉴타운에서 작년 12월부터 세 차례 공급된 아파트의 전용 84㎡ 분양가다. 분양가는 반년 사이 4억원 가량 뛰어 13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분양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3 대책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다. 12억3500만원(이하 전용 84㎡)에 공급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를 시작으로,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9억원, '인덕원 퍼스비엘' 11억원 등이 지역 최고가를 찍었다.

서울에서는 이미 10억원 이하를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최근 분양한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15억원에 육박한다. 이문휘경뉴타운에서 분양을 앞둔 '래미안라그란데' 예상 분양가는 3.3㎡ 당 3300만원으로, 세달 전 인근에 공급된 '휘경자이디센시아(3.3㎡ 당 2930만원)' 대비 13% 오를 전망이다.

몇달 새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수도권 청약 시장의 흥행과 관련이 깊다. 앞서 언급한 고분양가 단지 대부분은 모두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마감됐다. 언뜻 "청약자들이 몰려든 걸 보니 수용 가능한 가격인가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최근 인건비·공사비 상승으로 '지금 분양가가 가장 싸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대부분 현장은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앞세워 "일단 계약금 10%만 내면 된다"며 '선당후곰(先당첨 後고민)'을 부추긴다. 청약자들이 애초에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분양가에 규제 필요성이 다시 제기된다. 분상제는 분양가 급등을 막는데 일조했지만 '로또청약'을 양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분상제가 아니라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심사제도가 해법이 될 수 있다. HUG는 그간 규제지역을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분양가를 통제해왔는데 올해 초 전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집값 하향세가 당분간 이어져야 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모두 최근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급등한 분양가는 결국 주변 구축 가격을 끌어올린다. 과거 정부의 과오가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분양가 안정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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