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회복 내년까지 미뤄질 수도…삼성·하이닉스 낸드 추가감산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3.07.31 05:30

두차례 가격 하락에 직격타
2Q DS 4.4조·2.9조 손실

/사진 = 임종철 디자인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제히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추가 감산을 예고했다. 주 목표는 조 단위 적자를 낸 낸드플래시다.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여파가 이어지고 있고, D램에 비해 가격 하락세가 뚜렷해 생산을 줄여야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일본·미국의 연횡과 중국의 추격으로 시장이 흔들리는 만큼 시황 회복이 내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3분기부터 추가 감산에 돌입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재고 정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낸드 생산량의 하락 폭을 크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구체적인 감산 수치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재고 수준이 D램보다 높고, 수익성이 나쁘다"라며 "5~10% 추가 감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가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 이유는 가격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3월(5.12%)과 4월(2.93%) 2차례나 떨어졌다.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34.0%),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5.35%)가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가격 하락의 타격이 크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낸드 재고평가손실은 5000억원 수준이다.

가격 부진 속 반도체 사업부의 실적도 지속 악화됐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는 4조 3600억원, SK하이닉스는 2조 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 분기에 비해 적자폭이 완화됐다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43.7%, 168.6%씩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도 영업적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추가 감산을 통해 메모리 재고를 낮춤으로써 고객사들의 수요가 살아나야 낸드 매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양사는 물론 일본 키옥시아, 미국 마이크론도 감산에 동참하고 있으나 수요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또 중국 창쟝천추(YMTC)가 232단 적층 낸드 등 신기술을 앞세워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3D 낸드 기술 개발도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업계가 추가 감산 효과가 드러나는 시점으로 지목하는 것은 올해 4분기 이후다. 통상 감산 효과는 6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내년 1~2분기는 반도체 사업부가 예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의 증권가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4조 7044억원으로, 1분기 영업이익(6000억원)의 약 8배다.

낸드 가격의 하락 폭이 둔화하는 내년 초가 되면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낸드 시장은 ASP의 지속 하락으로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의 합병·YMTC의 진입 등으로 경쟁이 심화됐다"라며 "메모리 공급업체가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재고 수준을 지금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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