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가 범행을 최소 하루 전부터 계획했다는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조모씨(33)와 관련해 "휴대폰 포렌식 분석 결과 조씨가 휴대폰을 초기화해 사건과 관련성이 있는 검색기록, 통화기록, 메시지, 사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범행 전날인 지난 20일 오후 5시쯤 자신이 소유한 아이폰을 초기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경찰은 같은 날 오후 5시58분 이후 브라우저 기록만 확보했다. 조씨가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시각은 범행 약 23시간 전이다.
조씨는 또 평소 사용하던 컴퓨터 본체를 망치로 부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범행 직후 조씨 주거지에서 훼손된 컴퓨터를 확보했다. 현재 경찰청에서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7분쯤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노상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조씨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인 방법 등을 검색하고 이게 발각되면 안되니까 초기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씨는 범행 직전 할머니 자택을 방문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범행 전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만나러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조씨는 범행 직후 조사에서는 평소에도 할머니를 자주 방문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범행 다음날 조사에서 태도를 바꿨다.
조씨는 지난 21일 할머니 댁에서 나온 뒤 사건 발생 10분 전인 낮 1시57분쯤 서울 금천구에 한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친 뒤 택시를 타고 범행 현장인 신림역 인근으로 향했다. 흉기 1개는 택시에 놓고 내렸고 나머지 1개로 범행했다.
경찰은 이날 조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도 실시했다. 통상 결과가 나오는 데는 열흘 정도가 걸린다.
또 조씨의 의료기록을 조회한 결과 2018년 1월부터 범행 당일까지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기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2013~2017년 병력도 확인중이다.
조씨는 과거 폭행 등 3회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성년자 시절 소년부로 송치된 수사경력자료는 14건에 달한다. 조씨의 신상을 공개할지 여부는 심의를 거쳐 오는 26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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