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고스 마진콜 사태' 크레디트스위스에 5000억원 벌금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3.07.25 11:32

미국·영국 금융당국 "회사 건전성에 중대한 위험" 천문학적 벌금 결정

/머니투데이DB
미국, 영국 금융당국이 스위스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3억8800만 달러(4968억원)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2021년 월가를 혼란에 빠트린 아케고스 사태의 관리 책임을 물어 천문학적 액수의 벌금을 결정한 것.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위험하고 불건전한 리스크 경영"을 이유로 크레디트스위스에 2억6900만 달러(3446억원)의 벌금을 결정했다. 같은 날 영국 금융당국인 건전성관리청(PRA)도 "효율적이지 못한 경영관리로 회사 건전성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했으며 이는 매우 심각한 실패"라며 8700만 파운드(1430억원)의 벌금을 내렸다. PRA는 "사안의 심각성과 파급력을 감안해 역대 최대 벌금 액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벌금은 현재 크레디트스위스를 인수한 투자은행 UBS가 부담하기로 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아케고스 사태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은행이다. 당시 아케고스의 투자 실패로 은행들이 입은 손실은 100억 달러에 달했는데, 크레디트스위스 몫이 70억 달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UBS도 8억61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케고스는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 설립한 헤지펀드로, 빌 황은 총수익스와프(TRS) 등을 통해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500억 달러 자금을 운용했다. 이 자금을 미국, 중국 증시에 쏟아부었다가 주식이 급락하자 위기에 빠졌다. 은행들이 마진콜을 통해 추가 증거금 납부를 요청했지만 빌 황은 이행에 실패했다. 이에 골드만삭스 등이 담보로 잡았던 주식을 블록딜로 대거 처분하면서 뉴욕 증시까지 혼란에 빠졌다.


이후 조사에서 크레디트스위스 이사진들은 아케고스에 거액의 자금을 수혈하고도 감독을 게을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운용을 맡은 직원들도 고객 이익 불리기를 중시하며 신용위기 관리, 회사 건전성 유지 등은 소홀히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케고스에 마진콜 사태 2주 전까지 24억 달러의 자금을 추가 수혈했을 정도라고 FT는 전했다.

한편 빌 황은 지난해 체포돼 뉴욕지방법원에서 재판 중이다. 재판에서 빌 황은 검찰이 조사에 협조하면 혐의를 줄여줄 것처럼 속였다며 사기 혐의에 대한 검찰 측 공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 측에서 "(빌 황은) 거시 시장을 조종하는 최고의 두뇌", "아케고스의 투자행위는 적법했다"며 꼬드겨 변론전략을 사전에 캐냈다는 게 빌 황 측 주장이었다. 헬러슈타인 판사는 "(빌 황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함께 기소된 아케고스 최고재무책임자(CFO) 패트릭 핼리건 측은 빌 황 측에 책임을 떠밀고 있다. 핼리건 측 변호인은 로이터에 "의뢰인은 공소장에 적힌 투자 행위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검찰 측 주장을 재판에서 반박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검찰이 적용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될 경우 빌 황은 최대 징역 380년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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