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한 달…예상 밖 '질주'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 2023.07.24 15:51
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유상증자 공시 후 한 달 만에 이전 수준을 넘어 견조하게 오르고 있다. 통상 유상증자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자금 조달 목적이 대부분 신사업 투자라는 점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정유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주가 반등에 힘을 보탰다.


유증 한 달 만에 주가 회복, 신사업 투자에 주목한 투심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1만9800원(11.21%) 오른 1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달 23일 장 마감 이후 유상증자를 공시한 후 급락했다가 최근 회복세다. 이후 유상증자 발표 한 달 만인 이날, 공시 이전의 주가 수준을 추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23일 18만2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통상 유상증자는 주가에 악재로 해석된다.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주식 수 증가에 따라 기존 주식가치는 희석되기 때문이다. 기업이 주식 가치를 희석시켜 가면서까지 유상증자를 결정할 때는 그만큼 자금 사정이 급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채무 상환 목적이 일부 있지만 대부분이 신사업 투자다.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 대부분을 신사업 투자에 활용하기로 했다. 타법인증권 취득자금 목적인 4092억원은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에너지 공급을 위한 기술과 탄소 포집 기술, 합성원유 등의 신기술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다. 시설자금 4185억원은 배터리와 신규 그린사업 R&D(연구·개발) 센터에 투자하니 조달자금의 70% 이상을 성장동력 확보 투자에 사용하게 된다.


정유업황 바닥 지났다…배터리 실적도 개선 전망


SK 울산콤플렉스 전경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여기에 배터리 부문의 실적과 정유 업황 개선을 전망하는 증권가의 시각도 SK이노베이션의 주가 상승을 이끄는 한 축이다. 2분기 실적은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석유사업의 시황 탓에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려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 됐다는 평가다. 시장의 기대감은 배터리 관련 세액공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향해 있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Credit) 반영은 불확실한 상황이고, 올 하반기 이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예상되는 AMPC Credit은 5089억원이고, 2025년 신규 공장 증설(BOSK 1, 2 공장)에 따라 1조9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올 하반기 영업이익은 2655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투자 효율성 제고 및 실적 가시화는 시간 문제라는 판단"이라며 "2024년 실적 가시화 시점에서 선제적 캐파(Capa, 생산능력) 투자는 레버리지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본업인 정유 시황이 회복세에 있어 재무적인 불확실성은 줄어드는 만큼, 실적에 대한 기대가 점차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 업황은 하반기 수요 회복 방향성과 제한적인 증설 영향을 감안하면 바닥은 확실히 지났다"며 "이제는 자회사의 손익 정상화에 더해 캐시카우 역할인 정유 본업의 턴어라운드가 시작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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