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노예 낙인 지운다"…54년 만에 생긴 신안경찰서, 서장이 간 곳은[르포]

머니투데이 신안(전남)=양윤우 기자 | 2023.07.24 06:00
19일 오전 10시쯤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경찰서 전경/사진=양윤우 기자
"신안 지역 주민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인신공격하는 일부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외부에서 보는 부정적 이미지와 다르게 신안의 범죄율은 전국에서 최하 수준입니다."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암태면에 있는 신안경찰서에서 만난 이병진 초대 신안경찰서장(총경)은 기자에게 신안 주민들에 대한 비방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서장은 "아름다운 자연과 어족자원이 풍부한 신안군에서 초대 경찰서장으로 부임하게 돼 영광"이라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신안경찰서가 지난 4일 개서했다. 1000여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신안에 경찰서가 생긴 것은 54년 만이다. 1969년 신안군과 무안군이 분리된 이후 올해까지 목포경찰서 산하 파출소 15곳이 신안군의 치안 업무를 담당했다. 섬을 모두 합친 육지 면적은 서울보다 넓지만 전남 22개 시·군 중 유일하게 자체 경찰서가 없었다.

과거 신안에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여러차례 발생했다. 2014년 '지적장애인 염전 강제노역'과 2016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에 경찰서 신설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었고 신안서 신설이 확정돼 2017년 부지를 확정했다. 신안서는 암태면 단고리 1만4214㎡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섰다.

경찰서 신설은 치안 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안서는 지리적으로 신안의 중심인 암태면에 위치해 사방으로 신속한 대응에 용이하다.

신안군의 치안을 담당하는 인력도 약 2배 늘었다. 기존에는 목포서 관할의 파출소 경찰관 70여명이 신안에서 근무했지만 신안서 신설에 따라 정원이 160명으로 확대됐다. 신안서는 112종합상황실, 경무과·수사과·생활안전교통과·정보안보외사과 등 4과와 산하 파출소 15곳으로 운영되고 있다.



19일 오전 이병진 신안경찰서장이 신안경찰서가 관할하는 지역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양윤우 기자

이병진 서장은 장애인 인권 전문가이기도 하다. 학창시절부터 '장애인 인권'에 관심이 많았다. 다음 달에는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발달장애인 피해자 인권보호'를 주제로 작성한 보고서로 석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 서장은 "신안경찰서 개서가 결정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염전근로자 인권침해사건과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직 회자되고 있어 염전 근로자 인권 보호와 성범죄 예방이 중요한 과제"라며 "이러한 치한정책을 신안군청·노동사무소·장애인단체 등과 협력 시스템을 구성해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사건 점검을 통해 예방할 것"이라며 "사건 발생 시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 서장은 개사 이후 염전 사업장을 방문해 노동자들의 근로 형태 등을 확인했다.

신안서의 또다른 임무는 재해로부터 주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이 서장은 "이번 수해가 지나고 나면 가을철 태풍이 시작된다"며 "1025개 섬으로 이뤄진 지역 특성상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경기분당경찰서에서 형사과장으로 1년, 수사과장으로 1년간 근무했다. 이후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실에서 증거분석업무 등을 담당했다. 총경으로 승진한 이후 서울경찰청 치안지도관으로 근무한 뒤 신안경찰서 개서준비단장을 거쳐 신안서가 개서하면서 서장으로 취임했다.


이병진 신안경찰서 서장/사진=신안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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