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원과 다르다' 소노, 10구단 합류... 연고지 유지-재정도 탄탄한 새 팀이 탄생했다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 2023.07.21 15:10
21일 소노의 KBL 가입 승인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는 김승기 감독(왼쪽)과 김강선. /사진=KBL
왼쪽부터 소노의 황명호 사무국장, 이기완 단장, 김승기 감독, 주장 김강선. /사진=KBL
한 시즌 동안 진통을 겪었던 프로농구가 드디어 건실한 새 구단 운영 주체를 찾았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소노인터내셔널을 프로농구의 새 가족으로 맞아들였다.

KBL은 21일 "서울 KBL센터에서 이사회와 총회를 잇따라 열고 대명소노그룹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의 회원 가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캐롯손해보험이라는 네이밍 스폰서로 팀을 운영했던 데이원 스포츠는 가입비 체납과 선수단 임금 미지급 등의 문제를 일으켰고 결국 제명됐다. 이후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팬들까지도 방황했으나 결국 새 운영 주체를 찾게 됐다.

KBL은 지난달 16일 총회에서 무책임한 부실 경영을 한 데이원스포츠를 제명한 이후 소속 선수 18명을 일괄 인수해 창단할 곳을 물색한 끝에 지난 7일 소노를 10구단 후보로 정하고 창단 관련 협의를 해왔다.

소노가 가입 승인을 받으며 KBL은 구단 제명과 9구단 체제로 시즌을 끌어가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총회에선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인 서준혁 구단주와 이기완(상무) 단장 선임도 승인했다. KBL에 제출한 운영계획에선 "'추억을 선물하고 행복한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게 만드는 구단'을 목표로 프로농구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또 실질적인 농구 저변확대 노력과 함께 지역사회와의 공생과 발전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강선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KBL
기자회견장 전경. /사진=KBL
총회 승인 후 KBL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9월중 창단식 계획과 함께 팀명, 팀 로고와 유니폼 등을 일괄 발표했다. 팀 명은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하늘 높이 향하는 대포라는 의미로 적극적인 외곽 공격을 바탕으로 한 김승기호 스타일과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파행에 가까웠던 데이원의 합류는 시작부터 톱니바퀴가 잘못 맞물렸던 결과였다.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농구단을 비롯해 스포츠단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했으나 모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어 임직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가입비 15억 원을 2차에 걸쳐 납부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논란이 벌어졌다. 기한을 엄수하지 못했고 개막에 맞춰 합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을 정도로 시끌시끌했다. 시즌 중엔 4개월째 선수단의 임금이 미지급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KBL은 결국 칼을 빼들었고 데이원을 회원사에서 제명했다.

KBL 또한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데이원의 가입을 승인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농구계에 크나 큰 위기가 닥쳐오는 듯 했다.


상황을 지켜봐야하지만 제2의 데이원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노는 국내 리조트산업 선도기업으로 국내외 사업장 18곳의 한해 이용 고객이 1200만 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2022년 기준 종업원 4500여 명에 매출액이 8560억 원, 영업이익이 1772억 원에 달해 경영난을 겪던 대우조선해양건설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날 가입 승인 기자회견엔 김승기 감독이 주장 김강선과 함께 참석했다.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던 둘에게서 오랜 만에 미소를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김강선은 임금 미지급건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에 나설 정도로 전면에 섰기에 새 구단을 찾은 게 누구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김강선. /사진=KBL
지난 시즌 맹활약한 전성현(오른쪽)과 이정현. /사진=KBL
무엇보다 반가운 건 운영주체가 바뀌었음에도 소노 측에서 기존의 틀을 그대로 유지해 나간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소노 측은 "KBL 제10구단의 초대 감독으로 김승기 전 데이원 감독을 내정하고 선수 육성 및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역할을 맡길 것"이라며 "또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까지 모두 끌어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금 미지급에 대한 어려움은 물론이고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걱정까지 떠안고 속앓이를 했던 선수단에겐 이보다 반가운 일이 없었다.

이기완 단장도 "김 감독은 KBL 역사상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한 최초의 농구인으로, 안양 KGC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끄는 등 최고의 명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맏형 김강선, 대표 슈터 전성현 등 선수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감독의 리더십을 믿기에 지휘봉을 맡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승기 감독도 "우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선수들이 맘편히 훈련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저를 믿고 다시 팀을 맡겨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구단을 믿고 선수들과 함께 오직 농구에만 전념해 첫 시즌부터 성적은 물론 팬의 사랑까지 받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이날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부산 등으로 연고지를 이전할 것이라는 소문과 달리 기존의 터전이었던 고양시에 머무르기로 한 것이다.

고양 캐롯은 지난 시즌 월급 미지급 사태 속에서도 김승기 감독 지휘 하에 똘똘 뭉쳐 6강 플레이오프(PO)에 이어 4강 PO까지 진출했다. 챔피언 안양 KGC인삼공사와 2차전까지 1승 1패로 맞설 정도로 저력을 보여줬다. 전성현은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긴 가운데서도 투혼을 보이며 농구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안정적인 재정을 갖춘 새 팀을 만난 만큼 다음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다.

다만 아직까지 모든 상황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데이원의 미지급 임금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를 이어갈 예정이다.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엠블럼. /사진=KBL
소노 스카이거너스./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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