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60% 급등한 '도쿄 집값'…누가 올렸나 했더니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07.21 10:39

줄어든 공급 속 고급 주택 중심 수요 늘어난 영향…
엔화 약세·저금리 혜택 노린 외국인 투자자 유입

일본 도쿄 중심부의 주거용 건물 /사진=블룸버그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일명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장기 불황에 시달렸던 일본의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부동산 경제연구소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 도쿄의 신축 아파트(콘도) 평균 가격은 1억2960억엔(약 11억8048만원)으로 올해 상반기(1~6월) 동안 60%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부동산 경제연구소가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73년 이후 최고치다. 일본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도쿄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신축 아파트 평균가도 8870만엔(8억1221만)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 붕괴를 극복한 이후 만성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춰 세계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급등할 때도 일본 내 물가상승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이던 지난 2020년과 2021년 도쿄 아파트 가격 평균가도 팬데믹 이전인 2019년(7640만엔)을 웃도는 8000만엔(7억 3221만원)대였다.

그러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이 최근 1년간 일본은행(BOJ) 목표치인 2%를 웃돌면서 아파트 가격도 오르기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급등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30여 년 전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역사적으로 침체한 일본 부동산 가격은 최근 인건비 및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오름세를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 내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 집계 기준 도쿄의 연도별 상·하반기 신축 아파트 평균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올해 상반기 도쿄 도심의 신규 분양 주택 수는 전년 대비 9% 줄었다. 반면 수요는 고급 주택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부동산경제연구소의 마쓰다 타다시 선임 연구원은 도쿄 부유층의 생활 습관 변화와 아시아 부자들의 투자 유입 등으로 도쿄 중심부 내 고가 주택이 늘어난 것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도쿄 아파트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6개월간 60%가 오르는 극단적인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화로운 쇼핑 옵션으로 가득한 도쿄에 초호화 아파트가 없다는 점은 오랫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의 저금리와 엔화 약세의 혜택을 누리려는 국내외 부동산 구매자들이 수영장, 24시간 발렛파킹 서비스 등을 갖춘 초호화 신규 개발단지에 주목하면서 시장 상황도 고급 주택 개발 위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팬데믹 종료를 선언하고 엔데믹 시대로 전환한 것도 도쿄 아파트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부동산업체 세빌스(Savills)의 리서치 책임자인 가네코 데츠야는 "(팬데믹 이후) 국경 전면 재개방이 (일본 부동산 시장의) 강한 수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도쿄부동산업체 포스트린텔(Post Lintel) 인베스트 매니지먼트의 조이 양 전무이사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의 고액 자산가들이 중국 주변의 지정학적 긴장을 피하고자 일본을 피난처로 삼고 고급 주거용 부동산 거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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