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마다 적격성 심사…인터넷뱅크 대주주 '조심 또 조심'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3.07.21 05:25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는 출범 당시부터 논란이 됐다. 은행은 업무 특성이 가진 공공성 때문에 대주주에게 엄격한 자격을 요구한다. 특히 법원에서 금융관련법령 등으로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자력으로 대주주 요건을 회복하기 어렵다.

20일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없어야' 한다.

대주주 사회적 신용 요건에는 형사처벌 조건 외에도 △최근 5년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거나, 인가 등이 취소된 기관의 대주주 등이 아닐 것 △지배주주로서 적합하고, 인터넷은행의 건전성과 금융산업 효율화에 기여할 것 △채무를 변제하지 않은 사실이 없을 것 등이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공공성과 대주주 리스크 억제 등을 위해 보유 지분한도 등을 제한하고, 6개월마다 적격성 심사를 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주주인 금융지주회사엔 사실상 대주주가 없어 적격성 심사 이슈도 없었지만 비금융주력자인 IT, 통신사 등이 인터넷은행으로 진출하면서 여러 잡음이 발생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카카오 대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이 문제가 됐다. 금융당국은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요청했고, 법제처는 '인터넷은행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는 자를 포함해 심사할 수 없다'는 해석을 내리면서 리스크가 해소됐다.

케이뱅크도 대주주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주요주주였던 KT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확정받으면서 문제가 됐다. KT는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지분확보와 자금수혈이 어려워지자 자회사인 BC카드로 우회 증자를 실시했다. 보유 중인 지분(10%)를 BC카드에 넘기고, BC카드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KT가 아니라 지분 33.72%를 보유한 BC카드다.


토스뱅크는 최대주주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인터넷은행 1차 도전에 실패했다. 이후 토스가 주주인 벤처캐피탈이 보유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전환우선주로 바꾸면서 은행 대주주로서 인정받고 인터넷은행 재수에 성공했다.

대부분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출범 당시 이뤄진 것과 달리 이번 카카오의 '시세조정 의혹' 수사는 카카오뱅크가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다르다. 특히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이 법원에서 확정이 되면 자력으로 요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은행 대주주가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충족명령을 우선 내린다. 문제가 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하지만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은 되돌릴 수가 없어 충족명령을 지키기 어렵다.

과거 론스타 사태 때도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형사처벌이 확정되자 금융당국은 먼저 충족명령을 내렸다. 이후 충족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주식처분 명령을 내렸다. 당시 금융당국은 6개월 내에 10%를 초과해 보유 중인 외환은행 지분을 처분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요건 충족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도 금융당국이 '경미안 사안'으로 판단할 경우 대주주를 유지할 수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 최대주주인 경우에는 사업 운영에 있어서 다른 기업들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며 "금융은 물론 공정거래나 탈세 등으로 처벌을 받을 경우에도 대주주 적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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