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의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20일 서초구의 한 맘카페에 '부디 화환과 꽃다발을 멈춰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가슴 아픈 일이다. 반드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교문에는 슬픔의 국화꽃이 놓이기 시작했고, 학교를 빙 둘러 화환들이 쌓이고 있다. 기자들과 유튜버, 근조 화환을 뚫고 제 아이를 어떻게 등교시켜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는 "큰 슬픔과 대의가 먼저니까 작은 슬픔은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는 해결책 때문에 우리 모두 유소년기 트라우마를 한두 개씩 안고 살기 시작한 거 아니겠냐"고 묻기도 했다.
이어 "어른들의 급한 슬픔으로 아이들의 생활 공간을 덮지 말아달라. 제발 부탁드린다"며 "근조 화환을 멈춰달라는 게 애도를 멈추라는 뜻으로 해석되지는 않았으면 한다. 진실 규명해야 하는 사건을 아이들에게 트라우마 없이 잘 설명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반면 "제 아이도 저학년이라 아직 설명을 못 했다. 아이들이 받을 충격도 걱정된다", "학교에서 며칠 휴교하면 좋을 것 같다" 등 A씨의 입장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A씨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내에서 1학년 담임교사 B씨(23)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발견됐다.
B씨는 지난해 3월 임용된 신규 교사였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 중이다.
교원단체는 "B씨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특정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당 초등학교 교장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B씨가 맡은) 학급에는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다. B씨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하지도 않았다"며 "모든 교직원은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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