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상업용 LLM 내놓은 메타…경쟁자 MS 애저와 손잡은 속내는?

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 2023.07.20 05:30
메타(구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선보인 LLM(초거대 언어모델) LLaMA2(라마2). /사진=메타 홈페이지

메타(구 페이스북)가 개발자들의 요청이 이어졌던 자사 LLM(초거대 언어모델) LLaMA(라마)의 상업용 모델을 드디어 선보였다. 오픈AI와 구글이 주도하는 생성형 AI(인공지능) 시장에서 메타가 본격적인 '메기'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기술력을 무기로 폐쇄·유료 전략을 고수하는 오픈AI나 구글과 달리 메타는 무료로 모델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자였던 MS(마이크로소프트)와 클라우드 관련 협력까지 시작하며 개발 편의성까지 추가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울 전망이다.


"공짜 모델로 돈 좀 벌어봅시다"…빗발친 요청에 5개월 만에 상업용 모델 선봬


18일(현지시간) 메타는 자사 LLM 라마를 업그레이드한 LLaMA2(라마2)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라마2는 3가지 버전(파라미터 △70억개 △130억개 △700억개)으로 제공되며,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프롬프트는 기존 모델의 두 배 길이인 4096 토큰(영문 약 1만5000자)이다. 기존 모델보다 약 40% 많은 2조개 토큰 분량으로 사전 학습됐다.

메타는 많은 개발자의 요청에 따라 라마2 모델의 상업적 사용을 허가했다. 지난 2월 공개됐던 기존 라마 모델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학계·정부·시민단체 등이 연구 목적임을 증명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에 AI 학계는 무료 모델인 라마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상업화와 함께 폐쇄 전략을 택한 구글과 오픈AI 사이, 틈새시장을 공략한 메타의 전략이 먹혀들어 간 것이다. 이후 개발자들은 라마를 상업용으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메타는 기존 모델 발표 약 5개월 만에 상업용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메타가 라마를 무료로 공개한 것은 오픈AI-MS 연합과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LLM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 위해서다. GPT나 PaLM 모델보다 성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무료라면 라마를 활용해 상업용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나 프로덕트 판매 등으로 수익을 올릴 수는 없지만, BM(비즈니스 모델)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뒤 마련해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경쟁자에서 동반자로…윈-윈 전략 찾은 메타와 MS


눈길을 끄는 것은 메타가 라마2를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에 탑재했다는 것이다. MS는 이날 파트너 기업 전용 기술 이벤트 '인스파이어 2023'에서 메타와의 AI 제휴 사실을 공개했다. MS 애저 고객은 클라우드 위에서 라마2 API를 곧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MS와 오픈AI의 'GPT 모델'과 경쟁 중인 '라마 모델'이 MS 클라우드에 나란히 서비스된다는 의미다.

메타가 공짜로 공개한 라마2를 경쟁사인 MS에 제공한 것은 시장 점유율 확대와 서비스 다각화라는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 윈-윈(win-win)할 수 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메타는 MS 애저에 자사 LLM 모델을 탑재함으로써 한층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 LLM 모델이 완전히 공개됐지만, 모델만으로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없다. LLM 기반 웹·앱 개발을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최근 운영되는 온라인 서비스가 대부분 클라우드 위에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MS 애저에서 곧바로 라마2를 불러올 수 있으면 서비스 개발 편의성이 훨씬 높아진다. 개발이 편해지면 기업들이 라마2를 사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MS는 AI 제품 다각화와 함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MS 애저에는 이미 GPT-3.5와 GPT-4 API가 유료로 제공되고 있다. 여기에 무료 모델인 라마2가 포함되면 더 다양한 고객사를 MS 애저로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이 독식하던 클라우드 시장 경쟁은 MS와 구글의 성장으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클라우드 점유율은 AWS 32%, MS 23%, 구글 10% 순이다. 특히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WS 점유율은 정체되는 가운데, LLM을 보유한 MS와 구글의 성장은 가속화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센터장은 "AWS를 주로 사용했던 메타 입장에서는 MS 애저와 손잡으면서 서버 비용도 줄이고 LLM 생태계 기반도 늘릴 수 있게 됐고, MS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내 상품 다각화도 하면서 오픈AI와 메타라는 파트너 간의 견제와 균형을 취할 수 있게 돼 여러 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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