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 통했나...치즈값 인상 한 달 만에 컵커피값 내린 매일유업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23.07.19 10:18

업계 "정부 '밀크인플레이션' 제동 움직임 영향" 분석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매일유업 바리스타 등 주요 컵커피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스1
매일유업이 다음달부터 '바리스타' 등 컵커피 14종 가격을 100원~200원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가격 인하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린다. 매일유업은 우유가 주성분인 컵커피 시장에선 점유율 1위이며, RTD(Ready to Drink, 구매 후 바로 마실 수 있는 형태) 커피 시장에서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와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한 달 전 치즈값 20% 올린 매일유업...정부 간담회 직후 컵커피값 전격 인하


식음료 업계에선 이번 매일유업의 컵커피값 인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매일유업이 지난달 말 19개 치즈 제품 가격을 평균 15% 이상 올린 직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같은 유제품 군인 컵커피값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매일유업 등 10개 우유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유제품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요청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 정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컵커피 가격만 내린 이유에 대해 "국제 원두 가격이 내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지난해 2월 파운드당 2.58달러까지 올랐던 아라비카 원두 선물 가격은 이달 17일 기준 1.56달러로 약 40% 하락했다.

하지만 컵커피의 제조 원가에서 원두보다 원유(흰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매일유업의 결정은 원두값 인하 외에도 다양한 측면을 고려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8월부터 원유 단가가 리터당 69원 이상 오를 가능성이 높은데 우유가 첨가된 컵커피값을 내린 것은 일부 손실을 감내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이 지난해 컵커피 가격을 3회 올려 경쟁사보다 가격이 높은 측면을 고려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바리스타 등 컵커피 제품으로 약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평균 가격 인하율이 5.1%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으로 70억원대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비자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주력 인기 제품을 가격 인하 품목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


경쟁사들 가격 인하 난색…8월 원윳값 인상 이후 가격 인상 자제 가능성


일각에선 유업계 경쟁사들도 가격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남양유업, 빙그레, 동원F&B 등 컵커피 제조사들은 가격 인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동일 용량을 비교하면 TOP가 바리스타보다 여전히 저렴하다"며 "아라비카 원두값은 다소 하락했지만, 로브스터(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재배한 원두) 가격은 여전히 비싸 제품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도 "칸타타 등 RTD 커피 제품군 가격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밀크인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적극 대응에 나선 만큼 유가공 업체들은 8월 원윳값 인상 이후에도 제품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원유 기본 가격이 리터당 49원 오르자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주요 유업체들은 흰우유 제품 가격을 10% 안팎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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