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배" "정년 없어요"…60세 이상 '귀한 몸' 모시는 日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3.07.17 18:03
심각한 구인난이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 '시니어 사원'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저출생·고령화로 청년 인력이 갈수록 귀해지자 60세 이상 노년층의 근로를 독려하기 위해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스미토모화학은 내년 4월부터 현 60세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 대상은 영업, 제조, 전문 인력 등 전 부문이다. 그동안 60세를 넘은 사원은 재입사 절차를 거쳐야만 근무가 가능했다. 급여는 정년퇴직 이전의 40~50%만 지급됐다. 앞으로는 60세 이상 직원의 연 수입을 현역 수준인 59세 말 시점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60세 이상 시니어 사원들의 급여가 기존의 약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스미토모화학은 이번 조처로 현재 3%인 시니어 사원의 비율이 10년 이내에 17%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회사 관계자는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며 시니어 인력을 전력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 노사 합의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인력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건 스미토모화학뿐만이 아니다. 무라타제작소도 60세 이상의 임금 체계를 재검토하고, 직원이 정년퇴직 시점을 60세부터 64세 사이에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인력난이 가장 심한 요식·숙박업계에서는 관리직 등 중책을 시니어가 맡도록 제도를 바꾸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 우동 체인인 마루가메제면을 운영하는 토리돌홀딩스는 지난 4월부터 현장 책임자의 연령 상한을 65살에서 70살로 올렸다. 더불어 자회사 3곳의 아르바이트 경력자에 한해 취업 연령 제한을 없앴다.


정년 제도를 아예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아식스는 59세가 된 직원은 그 연도의 1월 이후 관리직으로 쓰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지만 현재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시니어 사원이 '귀한 몸'이 된 건 저출산 장기화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일본의 출생아 수는 8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899년 이후 처음이다. 3년 만에 10만명이 줄면서 정부가 당초 예측한 시점보다 11년이나 빨리 80만명 선이 무너졌다. 출산이 줄면서 인구 감소도 가속하고 있다. 출생에서 사망을 뺀 인구 자연 감소분은 지난해 78만2305명으로 역대 최대다. 감소 폭도 1년 전보다 17만명 정도 커졌다.

일본의 인력 부족 현상은 갈수록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싱크탱크 리크루트웍스연구소는 2040년에는 일본에서 1100만명분의 노동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경제를 지탱할 힘이 그만큼 약화한다는 의미다.

닛케이는 "산업계에서는 1990년 전후한 거품(버블)경제 시절 대규모 채용했던 세대가 곧 60세 정년을 맞게 되면서 인력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인생 100세 시대'에 맞춰 고용시장에서 비중이 높아지는 60대 이상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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