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이 다니고 싶고 믿고 사랑받는 손보사 되고 싶다"

머니투데이 하노이(베트남)=황예림 기자 | 2023.07.19 05:10

[2023 금융강국 코리아]<7>DB손해보험②

편집자주 |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 연이어 발생한 은행 파산은 '뱅크데믹' 충격을 남겼다. 새로운 금융 질서가 만들어지는 지금, 'K-금융'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꿈꾼다. 코로나19로 영업확장이 어려운 시기에도 국내 금융회사는 꾸준히 글로벌 영업을 확대했다. K-금융의 글로벌 성공 전략을 현지에서 직접 보고 왔다.

DB손해보험 사옥/사진제공=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손보사 중 가장 성공적으로 현지화를 이뤄냈다. 처음 베트남에 발을 디딜 때부터 DB손보의 목표는 현지화였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나 교민도 공략 대상이었지만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파이를 키우려면 무엇보다 현지인이 믿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사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분 인수를 통한 시장 진출은 현지화에 가장 적합한 전략이었다. DB손보는 2015년 우체국보험 PTI 지분을 37.32% 사들이면서 베트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PTI의 주요 판매 채널은 우체국으로 지점이 전국 곳곳에 퍼져 있었다. DB손보가 베트남 법인을 직접 설립했다면 PTI가 가진 만큼의 판매 채널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덕분에 PTI는 32개 손보사가 활약하는 베트남 시장에서 현지 손보사를 모두 제치고 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DB손보가 최근 베트남에서 BSH와 VNI 등 2개 손보사를 추가로 인수한 것도 현지화를 고려한 선택이다. DB손보가 인수한 BSH와 VNI의 지분은 각각 75%다. 나머지 지분 25%는 원래 회사를 보유한 T&T그룹이 가지고 있다. T&T그룹은 베트남 5대 기업 중 하나로 앞으로 현지 기업재물보험 등을 취급할 때 T&T그룹과 협력도 가능하다. 실제 DB손보는 지난 5월30일 T&T그룹과 베트남 사업 시 서로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하는 사업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DB손보는 BSH와 VNI를 1년 내로 합병해 기존에 경영하던 PTI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BSH와 VNI의 점유율을 합치면 8.5%로, 업계 3위(점유율 9.1%)인 PTI에 이어 4위 손보사가 된다. 8년 전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을 때부터 PTI 사업을 총괄한 DB손보 베트남 임직원들은 BSH와 VNI의 성장에 자신감을 드러낸다. 한국에서 여러 부서를 경험하며 익힌 노하우를 베트남 법인에 이식하겠다는 포부다.


DB손보는 "베트남 보험사는 한국 보험사보다 시스템이 10~20년 뒤처져 있다"며 "처음 PTI를 인수했을 때 영업 부서 안에 보상 부서가 포함된 걸 알았는데, 과거 한국에서도 영업·보상 업무를 한 부서에서 맡으면서 보상을 등한시해 고객의 신뢰를 잃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 PTI에 보상센터를 만들고 미래전략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회사의 장기 목표를 설정했다"며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관습을 버리고 장기 목표를 명확히 세운 결과 PTI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DB손보의 궁극적인 목표는 PTI·BSH·VNI를 베트남 현지인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결국 좋은 인재가 들어와야 리딩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DB손보는 "예전부터 직원의 생산성과 근무 연수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이직률이 높으면 직원을 새로 뽑고 교육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새는 돈이 많아지고 성공한 기업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결국 직원이 행복해야 임원도 행복하고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리딩 기업이 되기 위해 PTI·BSH·VNI를 입사하고 싶은 회사, 베트남인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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