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WHO의 아스파탐 1일섭취허용량은 40mg/kg(bw/day)로 국내 기준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60kg 성인이 제로콜라 55캔이나 막걸리 33명을 매일 먹어야 하는 양이다. 우리나라 국민 평균 섭취량은 이 기준의 0.12%에 불과하다.
게다가 2B군보다 상위에 있는 사례들이 이미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인 점도 고려됐다. 인체발암추정물질 2A군에는 커피같은 65℃ 이상 뜨거운 음료나, 튀김, 붉은고기 등이 포함돼 있다. 1군에는 담배와 술 뿐 아니라 햄같은 가공육도 있다.
무엇보다 아스파탐은 오랜 기간 사용한 대체감미료로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식품이나 의약분야는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이 없는 기간이 해당 물질에 대한 안전성 척도로 본다.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아스파탐에 비교하면 이후 나온 대체감미료의 안전성은 의문부호가 찍힐 수 있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당국도 시장에 혼란을 주기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JECFA의 발표와 우리 허용량, 섭취량 등을 고려할 때 현행유지가 타당하다고 결론내렸다"며 "다만 소비자 우려를 고려해 감미료 전반에 대한 섭취량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필요시 기준·규격 재평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스파탐이 포함된 펩시제로 시리즈를 판매한 롯데칠성음료는 입장자료를 통해 "펩시제로에 포함된 아스파탐 함량은 WHO에서 정한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매우 미미해 안전성에 문제가 전혀 없다"며 "JECFA와 식약처의 발표 내용을 존중하며 정부 주관부처의 향후 지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은 "계속 아스파탐을 사용하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막걸리업계도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막걸리업계로부터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한국막걸리협회 관계자는 "연매출 1억 미만의 영세한 업체들이 많아 대체감미료를 교체하는데 부담이 크다"며 "식약처 발표에 안도하면서도 향후 회원사와 판매 추이를 보면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아스파탐을 다른 대체감미료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기업들은 이번 판단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교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PB상품의 아스파탐 대체 계획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식품기업의 대체감미료 교체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불안감을 느낀다면 교체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며 "예정대로 대체감미료 전환 작업은 계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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