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돈 되는 확장' 시동…잇단 탈퇴에 외국인 눈독[이슈속으로]

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 2023.07.15 06:10
이슈속으로 /사진=머니투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신규 가입 노조 확보를 위해 바삐 움직인다. 최대 계파인 금속노조가 앞장선다. 금속노조는 새롭게 탄생하는 노조의 출범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최근 출범한 삼성중공업 현장직 노조가 결성되는 데 있어 금속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조선사의 외국인 채용을 강하게 반대한 금속노조가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안으려는 시도도 포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최근 몇 년 사이 대규모 사업장 노조와 결별했다. 2020년 7월 한국은행 노조를 시작으로 2021년 GS건설·쌍용건설 노조, 지난해 금융감독원·한국전력기술 노조, 롯데케미칼 대산지회, 올 6월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 등이 민주노총에 등을 돌렸다. 작년 7월에는 금속노조 최대 규모인 대우조선해양지회(한화오션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를 시도하다 가결 조건인 3분의 2 찬성을 넘어서지 못하며 무산됐지만, 절반 이상의 노조원이 탈퇴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

비싼 조합비를 내고 있음에도 각 사업장 현안보다 민주노총·금속노조 차원의 정치적 행보가 우선시된다는 점이 탈퇴의 주된 이유로 지목됐다. 탈퇴 움직임이 확산하면 민주노총·금속노조 예산이 줄어들고 세가 약화한다. 내부에서 가입 노조를 충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노조 설립을 지원하게 됐다고 알려진다. 특히 지난해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노조원 과반 이상이 탈퇴에 찬성했던 것에 내부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였단 후문이다.

현재로서는 삼성중공업 현장직 노조가 성공 모델로 분류될 만 하다. 지난 13일 삼성중공업 현장직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 소식을 알렸다. 삼성중공업에는 대형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사무직 노조만이 존재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그동안 현장직을 대표해왔다. 삼성중공업 신설 노조는 노동자협의회가 법적 노조가 아닌 까닭에 노동자로서의 권리 보장을 누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출범과 함께 조합원 수를 늘리고 연내 금속노조에 가입한단 계획이다.


경남지역 노동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거제시에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2개 조선사가 자리했지만, 금속노조에 가입했던 곳은 대우조선해양뿐이었다"면서 "대우조선해양에서 반(反)금속노조 움직임이 일자 삼성중공업에도 노조를 설립해 금속노조의 영향력이 확대돼야 한다는 판단이 섰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삼성중공업 현장직 노조의 설립에 금속노조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다"고 귀띔했다.

금속노조는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병행한다.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고조되는 인력난에 외국인 인력을 확대·배치한다. 대형 조선소뿐 아니라 조선 기자재업계도 마찬가지다. 중소 업체의 경우 외국인 근무자 비율이 내국인을 앞질렀을 정도다. 금속노조는 조선소 외국인 인력이 밀집한 울산·거제·영암(전남) 등에 인력을 파견해 이들의 고충을 듣고 한국 정착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한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외국인 노조 설립을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금속노조가 대외적으로는 외국인 채용 확대에는 반대하면서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들에 노조 가입을 권유한다"면서 "노동집약적 일 수밖에 없는 조선소에서 인력을 충원해 세를 유지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최근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총파업 역시 대외적으로 정권 퇴진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내부 결속력 다지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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