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Fed 사정권에 들어왔다…증시에 새 추동력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07.13 06:07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아 목표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소식으로 인해 랠리를 이어갔다. 전일 소비자물가지수(CPI) 기대치가 3.1%라는 전문가 전망에 드디어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3대 지수가 반등했고, 이 예상이 실현되자 랠리로 이어진 것이다. CPI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 지수가 아직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이 역시 낮아질 거란 예상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86.01포인트(0.25%) 상승한 34,347.43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32.9포인트(0.74%) 오른 4,472.16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158.26포인트(1.15%) 상승해 지수는 13,918.96에 거래를 마쳤다.

인플레가 잡혀간다는 소식에 주말께 실적발표를 앞둔 은행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가 2~3% 상승했다. 지방은행들은 4~5%대 상승으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6월 CPI는 전월보다 고작 0.2% 상승하고 전년에 비해서는 3.0% 상승에 그쳤다. 5월의 4.0% 보다 1.0%p 떨어진 것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였던 3.1%보다도 낮은 수치다. 인플레이션이 드디어 잡히고 있다는 명확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버댄스캐피탈의 CIO인 메간 호너먼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원하는 대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연준은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기 때문에 아직 금리인하를 말할 준비는 돼 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너먼은 이어 "연준이 매우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세 가지 영역은 서비스와 임금, 주택"이라며 "세 가지 모두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편할 정도로 높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내일로 예고된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중순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25bp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CME페드와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7월 금리인상에 95% 확률을 부여하고 있다. 반면에 9월에도 25bp를 추가로 올릴 거란 예상에 대한 확률은 전일 22.3%에서 13.3%로 급락했다.


파월은 6월 CPI를 미리 예상했다


파월 의장
6월 헤드라인 CPI가 전월에 비해 1%p나 떨어지면서 제롬 파월 의장과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도 재조명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끈적끈적하게 내려오지 않던 인플레이션이 6월에 드라마틱하게 잡힐 것을 예상하고 경제충격을 감안해 금리동결을 한 것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6월의 물가 증가세는 2년 전인 2021년 8월 이후 가장 작은 폭이다. 6월의 근원 CPI는 지난해보다 4.8%, 전월보다는 0.2% 상승했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수치다. 근원 CPI의 전월비 상승폭 역시 2021년 8월 이후 최소폭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지난 6월 FOMC(공개시장위원회)를 마치고 1년3개월에 걸쳤던 금리인상 캠페인을 잠시 멈췄다. 인플레가 지난해 말 9% 넘게 치솟자 연준은 1년 여 동안 기준금리를 급하게 500bp나 올렸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올해 초 미국 지방은행들이 연쇄 도산을 하고 충격파가 은행 시스템 전체에 미칠 우려까지 제기됐다. 연준은 은행권에 무제한 자금공급으로 급한 불을 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내내 금리인상 긴축 기조는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른바 '늑장 정책'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인플레 경고는 이미 코로나 발발 1년 후인 2021년 초부터 나왔는데 기준금리 인상 타이밍이 길게는 1년이나 지체됐다는 비판이다. 게다가 뒤늦은 인상으로 인해 한 번에 75bp씩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세 번이나 반복하기도 했다. 전세계에 미치는 충격파가 커지자 파월에 대한 비판은 더 커졌다.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세계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모든 비난에도 불구하고 1년 여만에 끈끈하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한 3.0%로 사정권에 들어왔다. 이런 결과는 파월에 대한 평가마저 반전을 이루게 한다. 일단 증시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올초부터 AI테마와 빅테크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반전 랠리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CPI가 3.0%로 나타나자 증시는 다시 추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께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이들도 많지만 사실상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지수(DJIA)는 이날 오전 200포인트 이상 점프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1% 안팎 상승하고 있다.

키 프라이빗뱅크 CIO인 조지 마테요는 "오늘 CPI 보고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물가와 싸우는 와중에 마침내 (미국에서) 그것이 냉각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연준은 이 보고서를 그들의 정책이 원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의 기대가 크지만 연준은 이미 6월 수치를 예상했고 이제는 그 너머를 생각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준은 헤드라인 CPI보다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를 중시하는데, 이는 아직 4%대 후반에 머물고 있어서다. 파월 의장은 이에 더해 CPI보다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와 근원 PCE를 더 중시한다.

연준은 일단 CPI 가중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택 비용이 완화됨에 따라 인플레이션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지난 6월 주택 관련 지수는 0.4% 상승해 연간으로는 7.8% 상승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이트MLS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사 스터티번트는 "인플레이션의 큰 부분을 차지한 주택 비용이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며 "팬데믹 말미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상했기 때문에 주택공급이 감소하면서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징주 - 엔비디아 리비안 도미노피자


A Nvidia Corporation sign is shown in Santa Clara, Calif., Wednesday, May 31, 2023. AI chips and their leading designer, Nvidia, are now at the center of what some experts consider an AI revolution that could reshape the technology sector ? and possibly the world along with it. (AP Photo/Jeff Chiu)
엔비디아는 이날 3.53% 뛰어올랐다. 리커젼제약과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계약을 발표한 이후에 관심이 집중됐다. 두 회사는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기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AI파티가 한창인 가운데 뭘 하더라도 AI가 관계되면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리커젼 CEO 크리스 깁슨은 "우리의 강력한 데이터 세트와 엔비디아의 컴퓨팅 기능을 통해 생물학적 공간에서 지금까지 공개된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생물학 및 화학 분야의 획기적인 기초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리커젼 주가는 78%나 폭등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ISI는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의 R1S 차량에 대해 "모두가 원하는 전력구동차량"이라며 회사 목표주가를 주당 25달러에서 30달러로 올렸다. 에버코어는 리비안이 2분기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거라고 기대했다.

도미노피자는 11.09% 급등했다. 도미노피자를 이제 우버이츠(Uber Eats)와 포스트메이츠(Postmates) 앱으로 주문할 수 있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우버이츠의 주문량을 예상하면 도미노 매장의 매출을 70% 늘릴 수 있다고 회사는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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