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소속인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로부터 제출받은 '그대가 조국' 상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25일부터 10월1일까지 상영된 이 영화는 577회의 심야·새벽시간대 상영 중 35%인 199회 전석 매진됐다.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약 7개월 간 심야·새벽 시간대에 상영작이 전석 매진된 사례는 109건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상영된 모든 영화의 매진 기록을 합친 것보다 '그대가 조국'의 심야·새벽 시간대 전석 매진 사례가 더 많은 셈이다. 심야·새벽 시간대는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로, 통상 영화계에선 프라임 시간대(13~23시)보다 관객 비중이 적은 것으로 본다.
실제로 지난 5월31일 개봉해 31일 만인 지난달 1일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한 범죄도시3 역시, 지난 6일까지 심야·새벽 시간대에 총 3471회 상영됐으나 전석 매진된 경우는 단 세 차례(0.086%)에 불과했다. 개봉 후 33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그친 '그대가 조국의 심야·새벽 시간대 매진이 더 많은 게 영화계에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대가 조국'은 최근 영화계 관객 수 조작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작품이다. 경찰은 영화 수 십편을 박스오피스 순위 조작 사건 수사선상에 올리고 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13일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와 쇼박스, 키다리스튜디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3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영화 '비상선언', '뜨거운 피' 등이 거론된 가운데 '그대가 조국'도 의심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관객 수 부풀리기 등 유령상영 근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영화계 안팎에서 제기되자 영진위는 지난해 12월부터 심야·새벽 시간대 좌석 판매율이 90%를 넘는 영화를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김승수 의원은 "천만 관객을 모은 범죄도시3도 단 세 차례 매진됐을 정도로 영화관 좌석 특성상 비는 곳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관람객이 범죄도시3의 3%에 불과한 '그대가 조국'의 심야시간대 상영 35%가 전석 매진이란 점은 관객 수 조작 등을 충분히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 관객수 조작 같은 부정행위는 영화 생태계를 교란하는 파렴치한 행위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그대가 조국'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취임과 검찰 수사,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재판 등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른바 '조국 사태'와 관련해 조 전 장관 부부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온 이들이 대거 출연해 검찰과 법원 판결, 이를 다룬 언론 등을 비판한다 . 극장 개봉 후 총 관객 수 32만9044 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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