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은 책에서 자극, 힘, 영감을 얻었다

머니투데이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2023.07.10 14:02

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레버리지(leverage)는 ‘영향력, 효력, 지렛대’ 등의 뜻을 가졌다. 『레버리지 독서』는 ‘자신에게 영향력을 미쳐 지렛대처럼 스스로를 들어 올리는 책 읽기’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무 책이나 마구 읽기보다 목표가 분명한, 올바른 독서를 해야 한다. 올바른 독서란 단지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부터 강렬한 자극과 힘, 영감을 얻는 것이다.

영국인 철학자 마틴 코언은 ‘세상을 바꾼 거인(타이탄)들은 올바른 독서를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들의 서재를 일일이 방문했다. 국내 명사들의 독서를 취재해 쓴 『리더의 서재에서』(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21세기북스, 2015) 같은 책이다.

버락 오바마, 제인 구달, 지미 카터,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맬컴 X, 오프라 윈프리, 일론 머스크 등 낯익은 이름부터 래리 페이지, 레이첼 카슨, 에벌린 베레진, 마이크 더피 등 우리에게는 생소하나 그쪽에서는 상당한 평가를 받는 명사들이 ‘어떤 책에 심취한 결과 그 자리에 이르렀는지’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취재하고, 분석했다. 그러므로 『레버리지 독서』를 읽는다 해도 리더에게 필요한 영감을 직접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책 속에 길이 있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자극과 확신은 분명하게 준다.

놀라운 것은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과 세일즈포스의 CEO 래리 엘리슨, 마크 베니오프가 자신들의 커리어에 가장 도움이 된 책으로 『손자병법』을 꼽았다는 사실이다. 전투적인 기업가로 유명한 엘리슨은 『손자병법』으로부터 “화(火)를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고 공언했고, 베니오프는 『손자병법』에 반한 나머지 영문 번역판에 다음과 같은 서문을 직접 쓰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손자병법』을 처음 읽은 이후로, 나는 이 책의 기본 개념을 삶의 여러 방면에 적용해왔다. 훨씬 큰 회사들이 지배하는 업계에 진입하여 이들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이 책의 핵심 사상에서 배웠다. 결국 그 덕분에 세일즈포스닷컴이 전체 소프트웨어 산업을 장악하게 되었다.”

세일즈포스가 과연 소프트웨어 산업을 장악했느냐와 별개로 저자 마틴 코언도 “『손자병법』은 겉으로 보기엔 군사전략을 서술한 책이나 핵심에는 인간의 가치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궁극적으로 위대한 책은 모두 다 마찬가지다”라고 거드는 것으로 봐 유럽의 리더들에게 『손자병법』이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은 사실인 듯하다. 『레버리지 독서』를 읽음으로써 얻을 이점을 더 들라면 이것도 있겠다. ‘고뤠? 그렇다면 나도 이 기회에 『손자병법』을 제대로 다시(?) 읽어봐야겠군!’


21세기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지배적 영향을 받았던 책은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이다. 모든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독재국가에 맞서는 주인공의 필사적인 투쟁을 그린 작품이다. 『1984』로부터 매킨토시와 아이폰의 영감을 얻었다니 좀 놀랍지 아니한가? 잡스를 지배했던 또 한 권의 책은 람 다스(리처드 앨퍼트)가 1971년에 쓴 『지금 여기에 살라(Be here now)』다. 저자가 인도 여행 중에 쓴 형이상학적, 영적 통찰을 모은 책이다. 좀 심오하나 이 책들은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 밥 딜런의 음악과 노는 물이 같다.

『레버리지 독서』나 이 글을 읽고 ‘아, 나는 어떤 책을 읽지?’ 고민하는 리더가 있다면 『디지털 전환시대의 자연 기술 인간』(김연희 지음, 먼지상자 출판)을 추천한다. 지적 호기심에 찌든(?) 인문학자가 현재 빅 이슈인 기후변화와 AI기술 발전을 종횡무진 섭렵하는 사이 어떤 영감을 불쑥 얻을지도 모른다.
▲『레버리지 독서-세상을 바꾼 타이탄들의 책 읽기』 / 마틴 코언 지음 / 김선희 옮김 / 윌북 출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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