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방한해 야당 인사를 만나는 일정을 가졌는데 우려했던대로 야권의 태도는 시종일관 상식 밖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방한 내내 '고홈' (go home, 집에 가라)등의 구호를 외치는 과격하고 무례한 시위를 마주쳐야 했다. 한 야당 부대표는 폭행으로 체포되기까지 했다"면서 "민주당도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안전성, 오염수 방류 단기영향과 같은 과학(적 사실)은 무시하고 정치색 안경을 낀 일방적 주장만 이어가며 국제사회 앞에서 대한민국 정치 수준을 깎아 내렸다"고 했다.
이어 "국제기구 대표를 모욕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국민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 없다"면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야당과의 만남에서 정중하고 합리적 토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자 한숨을 내뱉었다. 이 깊은 한숨이 대한민국 국격에 금이 가는 소리로 들렸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북핵 문제를 다루는 야당의 온도차가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국제적 망신을 감수할 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문제라면 민주당은 왜 이 시간에도 방류되고 있는 중국과 미국, 캐나다 원전 오염수에 대해서는 아무말하지 않느냐"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보다 북한의 핵을 더 걱정해야 한다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말을 민주당은 뼈 아프게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IAEA 사무총장의 보고서가 유능한 국제기구의 전문적 분석에 근거한 것이라고 했다. 최우방국의 일반적인 견해로 미국, 캐나다 정부 기관들은 모두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가 위험 수준에 못 미친다, 오염 증거가 없다고 말한다"면서 "이번 보고서에 대해 민주당처럼 평가한 나라는 IAEA를 비난한 북한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 등 야당 의원 11명이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일본 도쿄를 항의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당리당략 때문에 국제적인 망신을 자처하며 장기적으로 국익을 해치고 있다"면서 "지금의 모습은 수권정당의 모습을 포기한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7일 한국에 입국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전날(9일)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오염수 처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면서 "IAEA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완전하게 검토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계속 (후쿠시마에) 상주할 것"이라고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면담에서 민주당 의원 발언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발언 중간 안경을 벗고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단 입장을 내놨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공개, 비공개 질문에 대해 그로시 총장은 구체적인 설명이나 새로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며 "오염수 방류를 받아들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품고 있는 질문과 의구심이 아무것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현정 정의당 부대표는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 항의시위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가 귀가 조치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