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아스파탐 일일섭취허용량(ADI)을 초과하려면 체중 35kg인 어린이는 250mL 다이어트 콜라 55캔을, 60kg인 성인은 막걸리 750mL를 33병 마셔야 한다. 하루에 이런 양의 콜라와 막걸리는 마시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상 "무해하다"는 얘기다.
WHO는 아스파탐을 발암 물질 분류 등급 중 '2B군'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등급엔 현재 김치, 젓갈, 고사리 등도 포함돼 있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이런 반찬류를 '2급 발암물질'이라며 기피한 경우는 보지 못했다.
이번 아스파탐 '과잉 공포'는 더 이해 못할 촌극으로 이어졌다. '無 아스파탐' 막걸리를 마치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장한 회사들이다. 한 외식 브랜드와 손잡고 막걸리 신제품을 출시한 편의점 업체는 "쌀과 물, 발효제만 넣고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를 넣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 주류 온라인몰은 한 달간 '無 아스파탐' 막걸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이들이 판매한 막걸리는 '술'이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수십 년 전부터 전문가들이 인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자주, 많이 먹으면 암에 걸릴 수 있다. 막걸리 외에 소주, 맥주 등 각종 주류에 "과도한 음주를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포함된 이유다.
1급 발암물질인 술이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아스파탐을 더 해로운 성분으로 둔갑시킨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논리를 감안해도 선을 넘었다.
우리가 하루에 1~2잔 먹는 커피도 1991년 발암 물질 2B군에 포함됐다가 25년 만에 오명을 벗었다. 아스파탐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지만, 발암물질로 낙인찍고 과도한 공포 심리를 조장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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