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경제발전' 인니…"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모습 존중해야"

머니투데이 자카르타(인도네시아)=조규희 기자 | 2023.07.11 05:45

[창간 기획]ALT 차이나 시대 3 - 인니 투자시 고려 요소

편집자주 |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 산다.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퍼스트 무버를 뒤쫒아 기술적 진보를 토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그 시대가 저물고 있다. 패권 경쟁과 전쟁으로 국제 무역의 흐름이 바뀌었다. 제 1 수출국이었던 중국은 기술 경쟁국이 됐고 각국은 경제·자원·에너지를 안보 차원에서 접근한다. 세계 경제 지형이 요동치는 지금, 대한민국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자원, 인력, 소득, 기술력 등 구체적 기준에 따라 개척 가능한 신시장을 조망하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현실적인 수출 위기 돌파구를 모색한다.

코스맥스 자카르타 연구소에서 인도네시아 연구원이 근무하는 모습. /사진=조규희
잠재적 성장 가능성과 정부 의지 등을 고려할 때 인도네시아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다만 정치적 안전성, 환율 리스크, 종교 차이에 따른 근무 형태의 다양성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현실적 조언이 뒤따른다.

인니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된다. 수도인 자카르타는 한화 월급 기준으로 48만원 선이다. 지역으로 갈수록 편차가 커서 10만원인 곳도 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금이지만 생산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영하 코스맥스 자카르타 공장장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자동화 설비의 단위가 1억~2억이라면 한국에서 그 돈을 투자하면 2~3년안에 회수가 된다"면서 "반면에 인니에서는 같은 기간에 설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근로자 중심, 수동 중심의 작업 공정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자동화를 배제한 생산성만 비교하면 인니의 생산성을 한국 수준으로 올리는 데 여러 수단이 필요하다. 코스맥스의 경우 우선 현지인을 책임자로 정했다. 정확한 박자를 알려주는 '메트로놈'을 현장에 두고 시간 당 생산해야 하는 갯수 등의 목표를 설정했다. 아울러 계약직의정규직 전환, 매출에 따른 성과급 보장 등 인센티브를 활용했다.

이 공장장은 "화장품 포장만 놓고 보면 여러 수단을 도입하지 않았을 때 6000여개만 가능했다면 지금은 8000개까지 올라섰다"며 "한국과 비교하면 약간 낮은 수치지만 자동화율 등을 고려한다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규직 신입 직원을 채용해 회사 인재로 만드는 기간은 3년 내외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이직이 잦다. 현지에 투자한 한 사업가는 "인니인들은 1~2년 주기로 회사를 옮기는 등 생각보다 이직률이 높다"며 "쓸 만하면 다른 회사로 가는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코스맥스 자카르타 연구원 내 기도실의 모습 /사진=조규희 기자

기도 시간은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9~6 근무' 시 보통 인니 근로자들은 오후에 한번 정도 기도 시간을 갖는다. 다만 일률적으로 모두가 기도를 하는 것은 아니고 시간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기도실로 향한다.

종교적 이유로 한 달간 금식하는 기간이 도래하면 정부 업무를 원활하게 볼 수 없다. 소규모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이슬람력에 따라 금식 기간은 매년 달라지는데 이 기간에는 정부기관 사람들이 약속도 잡지 않는다"며 "중요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곤혹스러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환율은 안정적이다. 정민경 코스맥스 자카르타 지사 법인장은 "불과 10년 전만해도 달러당 루피아 가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요동쳤으나 최근에는 1달러당 1만4000 루피아에서 1만 5000루피아 사이의 '박스권'을 형성했다"며 "특히 최근에는 광물, 원자재 수출이 많아지니 달러의 안정적 공급이 이뤄져 환 리스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정권 교체, 쿠데타 등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성 요소도 적다. 2004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됐는데 대통령 선거 이후 정권 교체에 성공한 정치 세력이 반대 세력을 숙청하기보단 연합 정부를 구성하는 편이다.

이장희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장은 "과거 전세계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를 결정하며 한 이야기가 '한국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룬 유일한 나라'였다"며 "이같은 공식은 현재 인도네시아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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