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사업비전 및 성장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중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 톤으로 2025년 수주잔고 20조원, 2028년 하이엔드 동박 시장점유율 30% 달성 등 공격적인 목표 역시 제시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는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회사로, 지난 3월 롯데케미칼에 인수가 확정됐다. 올해 수주 잔고 목표 금액은 15조원이다. 2년 사이에 수주액을 5조원 늘린 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언급한 셈이다.
자신감의 중심에는 하이엔드 동박이 있다. 하이엔드 동박은 두께 6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고강도·고연신 제품이다.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 개선 및 고용량·고출력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LFP(리튬인산철) 및 4680 배터리 보급의 확대에 따라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는 소재다.
김 대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초극박·고강도·고연신을 동시 만족하는 업계 최고 기술력의 하이브리드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동박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데, 범용 보다 하이엔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박 생산량의 경우 현재 연 6만톤에서 2028년 24만톤으로 늘린다. 자체적으로 이미 85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어 투자여력도 충분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생산공장은 신규제품 개발 및 공정기술 개발을 수행하는 R&D(연구개발) 기술 거점으로 활용한다. 말레이시아에서는 5,6공장 증설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초 본격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각종 대외변수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스페인을 유럽의 거점 지역으로 확정했다. 북미 신규 생산라인 역시 검토하는 중이다. 김 대표는 "북미 공장의 경우 2~3군데 후보지역을 보고 있는데, 올해 내에 가시적인 내용을 소통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롯데 화학군과의 시너지를 노린다. 롯데 화학군은 배터리 4대 핵심소재(분리막, 전해액, 양극박, 음극박)를 모두 다룰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 분리막은 롯데케미칼이 시장점유율 15%를 보여온 기존 사업이다. 전해액 유기용매 공장은 올해 중 충남 서산에 완공한다. 양극박(알루미늄박)은 롯데알미늄을 통해 확보 가능하다. 음극박(동박)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생산한다.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역시 확대한다. 동박에 그치지 않고 미래 사업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고체전해질의 경우 내년 파일럿 양산을, 3세대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은 올해 중 랩스케일(lab scale) 개발을, LFP 양극활물질은 내년 양산라인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선 기술에 있어 초격차를 늘려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최소 연 20% 수준으로 매출이 지속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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