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형모듈원자로(SMR)의 미래

머니투데이 김한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단 단장 | 2023.07.04 04:55
김한곤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 사업단장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수년 전부터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기대섞인 전망이 국내·외 매체에 오르내리고 있다. SMR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원자력발전은 화학반응에 의해 에너지를 생산하지 않고 물리적 반응인 핵 반응에 의해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이는 대형 원전역시 동일함에도 굳이 SMR에 대해 기대가 큰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안전성 확보에 대한 믿음이다. SMR은 외부전원이나 사람의 개입이 필요없는 '피동안전' 구현이 가능해 현재의 원전에 비해 사고 가능성을 1000배이상 낮출 수 있다. SMR에서는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없지만 설사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인근 주민이 대피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특성은 방사선의 환경 누출이라는 우려로부터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활용도가 많다는 점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후된 화석연료 발전소를 대체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대형 원전을 건설하기가 어렵다. 반면 SMR은 작은 원자로 모듈 여러 개를 묶어서 하나의 발전소를 구성한다. 이 때문에 필요한 부지에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혁신형 SMR(i-SMR)의 경우 하나의 원자로 모듈이 17만kW(킬로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 대체하고자 하는 화력발전소가 60만kW 전기를 생산하는 용량이라면 i-SMR 원자로 모듈 4개, 30만kW 발전소라면 2개의 원자로 모듈을 설치하면 된다. 이 외에도 필요한 만큼의 수소를 생산하거나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공정열을 생산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데 적합하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은 전기를 생산할 수 없는 시기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한데 비용 측면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그렇다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천연가스발전소 등으로 보완하는 것은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SMR은 대형원전에 비해 외부의 요구에 따라 출력을 조절하는 것이 쉽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 SMR이다.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모든 SMR의 미래가 밝기만 할 것인가. 현재 개발 중인 SMR이 시장에서 선택받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경제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아무리 안전하고 유연성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비싼 값을 치러야 하면 결국 시장에서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SMR은 기존의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에 반하는 시도이다. 작은 출력을 내면서도 경제성이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제작, 건설, 운영 모든 단계에서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

2030년대에 SMR의 미래는, 그리고 어떤 SMR의 성공과 실패는 이러한 혁신을 구현해 내느냐 아니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i-SMR도 혁신 기술과 혁신 제조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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