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에 대환대출까지... DSR 완화 요구에 속앓는 금융당국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 2023.07.03 05:25
금융위원회 내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전세보증금 반환과 비대면 대환대출에 한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 목소리가 거세지자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역전세를 해소하고 비대면 대환대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시적·제한적 DSR 규제 완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가계부채 관리의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면 가계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하나둘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규제가 가지고 있는 억제력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을 위해 DSR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세가격 하락으로 일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역전세 위험 가구는 총 102만6000가구로 전체 전세 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전세보증금 차액, 전세가격이 고점을 찍었던 2021년말부터 지난해 초 계약분에만 제한적으로 규제 완화가 적용되는 방안이 유력하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대환대출에도 DSR 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되기 이전 DSR 규제를 넘어선 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총대출 규모를 늘리지 않고 싼 이자로 갈아타기 위한 대환대출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갚고 새 대출을 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된다. 현행 DSR 규제에 따르면 대출잔액이 1억원을 넘을 때 차주의 연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2금융권 50%)를 초과하면 안 된다.

금융당국은 DSR 규제 완화를 검토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 규제 완화가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 금융권 가계부채는 지난해 9월 이후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 영향이 컸지만, 5월에는 은행권 신용대출까지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연체율까지 올라 금융사의 건전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DSR 규제 완화가 역전세난 등 각종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다. 기존 세입자에게 추가 대출을 내주고 새 세입자를 받으면 더 큰 위험을 새 세입자에게 떠넘길 수 있다. 전세가격 하락이 멈추지 않으면 새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

무엇보다 DSR 규제에 하나둘 예외가 생기면서 시장에 DSR 규제 자체도 언제든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위험이 금융당국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이전부터 부동산 경기 부양 등을 위해 DSR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각종 규제를 완화했지만 DSR 규제만은 변함없이 유지됐는데, 최근 이 기조가 흔들리자 결국 DSR 규제도 곧 완화할 것이란 기대가 싹트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 규제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마지막 안전 장치"라며 "규제 완화를 최대한 피하면서 대환대출 등에서 피해보는 이들을 돕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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